잠든 두 아이

 


  밤 열두 시 넘도록 잠들지 않으려 하던 두 아이를 가까스로 재웠으나, 이듬날 아침 일찍 둘째가 깨고, 곧이어 첫째가 칭얼거린다. 둘째는 이래저래 까불다가 다시 잠이 쏟아진다. 둘째는 응가 마려워 잠에서 깨어 까분 듯하다. 둘째는 아침마다 거의 비슷한 때에 응가를 푸지게 눈다. 낮에 다시 한 차례, 저녁 되기 앞서 또 한 차례, 잠들기 앞서 마지막 한 차례, 이렇게 네 차례 응가를 누니까, 이른아침에 깨어나 까불밖에 없다고 느낀다.


  똥기저귀를 빨고 아이 밑을 씻긴다. 아이는 신나게 이것저것 만지작거리고 기어다니고 하다가 어머니한테 달라붙는다. 조금 지켜보다가 둘째를 가슴으로 안는다. 나도 고단해 자리에 누워야겠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내 가슴에 안긴 둘째 고개가 옆으로 톡 떨어진다. 응? 무릎에 누여 본다. 눈을 꼬옥 감았다. 조용히 잠든다. 조금 앞서까지 잠자리에서 칭얼거리던 첫째도 조용하다. 이 녀석들, 이른아침부터 나란히 시끌벅적하다니 이렇게 금세 조용해지네. 그러면 아버지는 이 조용하고 한갓진 아침나절을 놓칠 수 없지. 퍽 고단하지만 다시금 기운을 차려 글 몇 줄을 쓰자.


  살며시 둘째를 방바닥에 눕힌다. 무릎이 시원하다. 다시 조용히 밖으로 나가 빨래기계를 돌리자. 몇 가지 집일을 살금살금 하자. (4345.4.4.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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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2-04-05 12:22   좋아요 0 | URL
참으로 바쁘신 일상인데 참 정겨워 보입니다

숲노래 2012-04-05 14:22   좋아요 0 | URL
하하...
눈물나고
허리 휘도록
바빠
눈이 돌아간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