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둑꽃 글쓰기

 


  논둑에 덩그러니 한 송이 노랗게 꽃송이 터뜨린 꽃은 유채꽃일까. 또는 갓꽃일까. 한 송이 또는 두어 송이 때로는 여러 송이가 한 곳에 무리지어 노랗게 꽃봉우리 터뜨린다. 줄지어 피어나는 꽃송이가 아니라 한다면, 씨앗 한 알이 바람을 타고 날다가 이리로 떨어졌으리라. 또는 작은 들새 깃털에 유채씨가 묻어 곳곳에 퍼졌을는지 모른다.


  가만히 생각해 본다. 바람결에 실려 곳곳에 한두 씨앗 퍼지며 노랗게 피어나는 유채꽃이나 갓꽃은 어떠한 꿈을 안았을까. 작은 들새 깃털에 살짝 묻어 멀리멀리 날아가다가 톡 떨어져 뿌리를 내리고는 노랗게 꽃봉우리 터뜨리는 유채꽃이나 갓꽃은 어떠한 사랑을 나눌까.


  아스팔트 덮인 시골길 끝자락에 용케 뿌리를 내린 숱한 들꽃과 들풀을 본다. 시멘트로 덮은 논도랑 구석 미처 시멘트로 덮지 않은 자리에 용하게 뿌리를 뻗은 숱한 들꽃과 들풀을 본다. 시멘트 도랑이라 하더라도 흙 몇 줌 들러붙은 데 있으면, 이런 자리에까지 들꽃과 들풀이 깃든다.


  흙은 어디에서고 수많은 목숨한테 좋은 보금자리 노릇을 한다. 흙은 어디에서나 수많은 목숨이 새로 숨을 이을 수 있도록 좋은 밥을 내어준다. 둘째를 품에 안고 논둑을 걷다가 살짝 논둑에 앉아서 함께 노란 꽃을 바라본다. 보송보송한 흙을 밟을 수 있는 논둑이 고맙다. 흙논둑에서 노란 꽃송이 아이하고 나란히 바라볼 수 있는 나날이 즐겁다. 예쁜 아이들과 살아가며 예쁜 꿈을 꾼다. 예쁜 살붙이와 얼크러지며 예쁜 사랑을 빚는다. (4345.4.3.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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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2-04-03 06:06   좋아요 0 | URL
애기똥풀 아닌가요??

숲노래 2012-04-03 07:31   좋아요 0 | URL
애기똥풀은 꽃이 저렇게 모여 나지 않아요 ^^;;;
꽃 모양도 살짝 다르고, 무엇보다 잎사귀가 달라요~~

hnine 2012-04-03 17:54   좋아요 0 | URL
그런가요? ^^
저도 유채꽃인가 봤더니 꽃봉오리 모양이 유채꽃과 다르네요. 잎 모양을 보면 갓꽃 같기도 하고, 아이쿠, 궁금해라. 알아내셔서 저 가르쳐주세요~

숲노래 2012-04-05 02:02   좋아요 0 | URL
애기똥풀은 워낙 꽃잎과 풀잎과 줄기가 남달리 생겨서
한 번 보면 척 알아챌 수 있어요.
그리고 키가 곧게 크지는 않고 옆으로 퍼지곤 해요.

이른봄 부르는 들꽃은 생김새가 엇비슷하며
이름 다른 풀이 많아
잘 모르겠지만,
저희도 한 해 두 해 살아가며
익숙해지리라 믿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