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꽃 책읽기

 


  언제 피었나 미처 헤아리지 못하던 날 봄까지꽃을 보았습니다. 다른 들꽃은 언제 피려나 미처 돌아보지 못하던 날 별꽃을 보았습니다. 뒤이어 어느 들꽃이 필까 하더니 냉이꽃이랑 광대나물꽃을 보았으며, 매화꽃하고 동백꽃을 보았습니다. 꽃들은 누가 들여다보아 주기를 바라며 피지 않습니다. 꽃들은 철에 따르고 날에 따르며 스스로 알맞게 피어납니다.


  자그마한 꽃을 쪼그려앉아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어느새 깨어난 벌이 꽃들 사이를 오갑니다. 이 벌은 들에서 사는 벌일까 멧자락에서 사는 벌일까 누군가 키우는 벌일까 궁금합니다. 집벌이 있을 테고 들벌이랑 멧벌이 있을 테지요. 벌들은 작은 꽃들 사이를 오가며 꽃가루받이를 해 줄까요. 작은 꽃잎을 살짝살짝 건드리며 곱게 흐드러진 빛깔이 고맙다고 인사할까요.


  논둑 제비꽃을 바라보고 돌 틈 제비꽃을 바라봅니다. 빗물을 머금은 조그마한 제비꽃은 내 손톱만 합니다. 봄까지꽃 둘레에 냉이꽃이 피고, 냉이꽃 둘레에 광대나물꽃이 피며, 광대나물꽃 둘레에 제비꽃이 핍니다. 손바닥 아닌 손가락 너비만큼 될까 싶은 자리에서 온갖 들풀이 줄기를 뻗고 꽃송이를 벌립니다. (4345.3.24.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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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12-03-24 13:36   좋아요 0 | URL
제비꽃이 피었군요,,역시 봄은 오고있어요,,

숲노래 2012-03-25 06:45   좋아요 0 | URL
제비꽃이 온 시골 곳곳에 곱다라니 피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