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들보라 숲속에서

 

  읍내로 마실을 나가 돌아오는 길에 금탑사에 들르기로 한다. 금탑사 어귀에서 버스에서 내린다. 한참 걸어 올라간다. 금탑사까지는 아직 멀었나 생각하다가 숲속으로 들어가서 풀밭에 앉는다. 숲속 풀밭으로 들어올 때까지 아버지 품에 안겨 새근새근 자던 산들보라가 깬다. 그래, 깨는 김에 풀밭에서 네 마음껏 기면서 놀아라. 흙을 만지고 가랑잎을 만진다. 나무마다 떨군 씨앗이 천천히 뿌리내리고 싹을 틔워 무럭무럭 자라나려는 어린나무를 만진다. 숲속 숱한 목숨들 숨결이 감도는 푸른 땅바닥을 아이가 두 발로 기고 두 손으로 짚으며 받아들이리라 생각한다. (4345.3.20.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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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2-03-20 12:04   좋아요 0 | URL
보라가 카메라를 보네요...
저렇게 흙을 만지고 자란 아이니, 튼튼하고 곱게 크리라 생각되네요.
보라야, 곧 봄도 만지겠네.... 이뻐요.

숲노래 2012-03-21 04:16   좋아요 0 | URL
사진기라기보다
옆에 있는 아버지를 바라봐 주는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