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과

 

 

  논둑에 피어난 봄꽃 봄들꽃 봄첫꽃 봄첫들꽃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예쁜 꽃이네, 하면서 한 송이 두 송이 세 송이 네 송이, 잇달아 꺾고는 손아귀에 쥔다. 작은 손아귀에 작은 꽃송이 안긴다. 이 꽃송이들은 한창 흐드러지려고 하는 때에 꺾인다. 꽃들한테 더없이 미안하구나 하고 생각하다가는, 우리 아이가 아니라면, 이 시골자락에서 이 봄꽃 들꽃 봄들꽃 봄첫꽃 봄첫들꽃을 꺾어 손에 살며시 쥐고는 달음박질을 할 아이들이 없기 때문에, 아마 이 꽃들은 가만히 바라보는 사람 없는 채 홀로 조용히 피었다가 조용히 지겠지. 시골마을에 아이들 목소리 가득 넘치던 때에는 들꽃 꺾는 손길이 참 많았을 텐데, 그토록 많은 아이들이 들꽃을 꺾어 들꽃목걸이를 만들거나 들꽃다발을 만들었어도 오늘까지 이 꽃들은 곱게 하얀 선물을 베푼다. (4345.3.19.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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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2-03-19 20:00   좋아요 0 | URL
소담하네요

숲노래 2012-03-20 06:13   좋아요 0 | URL
이제 날마다 이러구 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