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개질 하는 마음

 


 뜨개질은 오직 한 사람이 입을 옷을 뜨는 일입니다. 오직 한 사람 몸크기를 살피며 찬찬히 뜨는 일입니다. 이 뜨개옷을 나중에 누군가 물려받아 입을 수 있겠지요. 실옷인 만큼 몸크기하고 꼭 맞아떨어지지 않더라도 헐렁하게 입거나 실올이 늘어날 수 있겠지요.

 

 뜨개옷은 오로지 한 사람을 생각하며 짓는 옷입니다. 오로지 한 사람이 이 옷을 입으며 즐거웁기 바라는 마음을 담습니다. 웃옷이건 치마이건 목도리이건 장갑이건 양말이건 모두 매한가지입니다. 한 땀 두 땀 사랑을 담아 짓는 옷에는 온 꿈과 빛이 어우러져 어여쁜 이야기가 스며듭니다.

 

 아이 어머니가 아이한테 양말 한 켤레 떠 주려 합니다. 한창 뜨다가 아이 발에 대더니 아무래도 좀 크게 될 듯하다고 걱정합니다. 그대로 끝까지 뜰는지, 실을 다 풀고 다시 뜰는지 생각하다가, 뜨던 품은 그대로 살리며 새롭게 마무리합니다. 아이 양말로 끝내지 않고, 대머리 인형 모자로 끝냅니다. 식구들이 다 함께 즐거이 읽는 만화책 《불새》 위에 모자 쓴 인형을 올려놓습니다. (4345.3.1.나무.ㅎㄲㅅㄱ)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진주 2012-03-03 14:12   좋아요 0 | URL
아기가 발 대 주는 모습도 귀여워요^^

숲노래 2012-03-04 04:06   좋아요 0 | URL
다시 새 양말을 한창 부지런히 뜬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