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1939) 나의 37 : 나의 동생

 

.. 다음은 나의 고집장이 꼬마 여동생의 또 다른 이야기입니다 … 꼬마일 때, 내 동생은 무엇이나 다 알고 싶어하는 아이였읍니다 ..  《도로시 에드워즈/최경림 옮김-고집장이 꼬마 여동생》(동서문화사,1982) 20, 151쪽

 

 “여동생의 또 다른 이야기”는 “여동생과 얽힌 또 다른 이야기”나 “여동생이 저지른 또 다른 이야기”나 “여동생이 겪은 또 다른 이야기”로 다듬습니다.

 

 나의 고집장이 꼬마 여동생
→ 우리 고집장이 꼬마 여동생
→ 내 고집장이 꼬마 여동생
→ 우리 집 고집장이 꼬마 여동생
 …

 

 한국말로 옮긴 어린이책을 읽으며 곰곰이 생각합니다. 책 첫머리에는 “나의 여동생”이라 나오고, 책 끝자락에는 “내 동생”이라 나옵니다. 동생이 같은 동생이라면, 같은 동생을 가리키는 말마디도 같겠지요. 사람들이 오래오래 부르는 어린이노래에 “내 동생 개구쟁이, 개구쟁이 내 동생”이라 나오듯, 내 밑으로 태어나 함께 살아가는 동생은 “내 동생”입니다.

 

 나한테 동생인 아이를 가리킬 때에는 “내 동생”이라 할 수 있고, “우리 동생”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나한테 형이라면 “내 형”이라 할 수 있으며, “우리 형”이라 할 수 있어요.

 

 더없이 마땅한 말마디인데, 어린이책을 쓰거나 엮는 이들이 으레 “내 동생” 아닌 “나의 동생”처럼 쓰고 맙니다. 어른책을 쓰거나 엮는 이들 또한 “내 동생” 아닌 “나의 동생”이라는 말마디를 곧잘 쓰고 말아요.

 

 바르게 쓰는 말이나 곱게 나누는 글을 떠나 생각하더라도, 문학을 하건 교육을 하건 예술을 하건 정치를 하건, 참말 말이랑 글이랑 바르고 곱게 써야 아름답습니다. 바르게 생각하면서 바르게 말하고, 곱게 헤아리면서 곱게 글을 쓸 때에 아름답습니다. (4345.2.18.흙.ㅎㄲㅅㄱ)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032) 나의 38 : 나의 꽃

 

.. 좋아하거나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이름을 불러 준다고 다 나의 꽃이 되는 것은 아니다 ..  《강운구-자연기행》(까치글방,2008) 51쪽

 

 “되는 것은 아니다”는 “되지는 않는다”로 다듬습니다.

 

 나의 꽃이 되는 것은 아니다
→ 내 꽃이 되지는 않는다
→ 나한테 꽃이 되지는 않는다
→ 내게 꽃이 되지는 않는다
 …

 

 나한테 사랑스러운 사람이 있습니다. 내가 고맙게 느끼는 사람이 있습니다. 나한테 반가운 사람이 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누군가 나한테 꽃과 같은 사람으로 자리잡습니다. 나는 누군가한테 나무와 같은 사람으로 이웃합니다. 나는 너한테 따스한 마음을 건네고, 당신은 나한테 고운 꿈을 나누어 줍니다.

 

 내가 심은 꽃이라 “내 꽃”이라 할 만합니다. 내가 심지 않았으나 날마다 그윽하게 바라보며 아끼기에 “내 꽃”으로 삼을 만합니다. 내가 낳은 사랑스러운 아이는 “내 사랑스러운 아이”요 “나한테 사랑스러운 아이”입니다. 내가 써서 스스로 즐기는 글 한 자락은 “내 좋은 글”이면서 “나한테 좋은 글”이에요.

 

 내 고운 꽃이 되지는 않는다
 내 사랑스러운 꽃이 되지는 않는다
 내 애틋한 꽃이 되지는 않는다
 내 아름다운 꽃이 되지는 않는다
 …

 

 내 말을 곱게 북돋웁니다. 내 말씨를 따숩게 돌봅니다. 내 말결을 살가이 가다듬습니다. 내 말투를 너그러이 보살핍니다. 내 말밭을 알뜰히 일굽니다.

 

 내 아름다운 꿈을 담는 말이 되도록 힘씁니다. 내 사랑스러운 이야기를 싣는 말이 되도록 땀흘립니다. 내 참다운 뜻을 펼치는 말이 되도록 애씁니다. 내 꽃다운 넋이 오래오래 이어가도록 아끼는 말이 되도록 살아갑니다. (4345.2.18.흙.ㅎㄲㅅㄱ)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하늘바람 2012-02-18 17:49   좋아요 0 | URL
교정보다 보면 '의'가 너무 많고 그것을 빼는 작업을 하면 좀 심하단 이야기를 듣기도 합니다

숲노래 2012-02-18 18:38   좋아요 0 | URL
너무 길들여져서 이 말투가 없으면
말이 안 된다고 여기니
참 어려운 일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