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구산동에서 마두역으로 나오고, 마두역에서 7412번 버스를 타고 신사역에서 내린 다음, 신사역에서 전철로 강남역으로 온다. 강남역에서 고흥 가는 고속버스표를 넉 장 끊는다. 어른 둘, 어린이 둘. 버스 타기까지 한 시간 사십 분을 기다린다. 버스에 오르고는 네 시간 오십 분을 달린다. 버스에서 내려 택시를 부른 우리는, 마지막으로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온다.
옆지기 살붙이가 살아가는 일산으로 마실을 다녀온 머나먼 여러 날 길. 아이들은 다섯 시간 가까운 고속버스에서 아주 죽어나야 했으나 잘 견뎌 주었다. 옆지기도 이 힘든 길을 잘 버티며 집으로 돌아왔다. 나라고 안 힘들겠느냐만, 세 사람 힘든 티를 이맛살 꼭 한 번 찌푸리며 왔다고 느낀다. 꼭 한 번조차 안 하며 잘 올 수 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둘째 아이 똥오줌 기저귀를 따순 물에 담그고 헹구어 애벌빨래 하는 사이 옆지기가 미역국이랑 찬밥을 끓여서 늦저녁 밥상을 차렸다. 좋은 하루로 마감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