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주란 목소리

 


 노래 하나로 살아온 사람 목소리를 가만히 새겨듣는다. 글을 쓰는 사람은 글 한 줄에 이녁 온삶을 바친다. 사진을 찍는 사람은 사진 한 장에 당신 온꿈을 싣는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은 그림 한 칸에 스스로 누린 온사랑 빚는다.

 

 노랫말에, 노랫가락에, 노래를 읊조리는 몸짓에, 삶도 꿈도 사랑도 담지 못한다면, 이이를 노래꾼이라 일컬을 수 없다. 글줄에, 글자락에, 글을 쓰는 손길에, 삶도 꿈도 사랑도 싣지 못한다면, 이이를 글꾼이라 말할 수 없다.

 

 사람은 죽어 이름을 남길까. 범은 죽어 가죽을 남길까.

 

 나는 어릴 적부터 이 말이 몹시 못마땅했다. 어떻게 보아도 올바르지 않다고 느꼈다. 사람이 어찌 이름을 남기나. 사람은 삶을 좋아하며 즐기고 누린 사랑을 남긴다. 사람은 삶을 좋아하며 즐기고 누린 사랑을 함께한 사람하고 어깨동무한 넋을 남긴다.

 

 이름을 남기는 사람이 없지는 않겠지. 그러나, 사람이 이름을 남긴들 무엇 하나. 이름이 얼마나 값지다고 이름을 남기나. 사람한테는 이름 아닌 사랑과 넋이 아름답고 대수롭다.

 

 범한테는 무엇이 아름답거나 대수로울까. 범한테 가죽이 아름답거나 대수로울까.

 

 나는 이 옛말 아닌 옛말이 더없이 거슬렸다. 범한테는 제 새끼가 아름답거나 대수롭지 않은가. 범은 죽어 새끼를 남기지 않을까.

 

 나무는 죽어 씨앗을 남긴다. 풀도 죽으며 씨앗을 남긴다. 모든 목숨은 제 온 삶이랑 사랑이랑 꿈을 담은 목숨씨를 남긴다. 목숨씨를 건사하는 넋을 함께 남긴다.

 

 노래꾼 문주란 님 목소리를 들으면서 생각한다. 문주란 님은 구비구비 걸어온 나날을 당신 목소리에 애틋하게 담았구나. 문주란 님은 웃고 울며 부대낀 하루를 이녁 목소리에 고이 실었구나. 문주란 님은 참말 사랑하고 아끼는 노래넋을 문주란 님 노래결에 찬찬히 아로새기는구나. (4345.2.8.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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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2-02-08 13:49   좋아요 0 | URL
ㅎ,ㅎ...문주란이요?
저 문주란 '동숙의 노래' 알아요.
좀 좋아하죠.
따라는 부르는데, 혼자는 저얼때 못 부르는 노래요~^^

숲노래 2012-02-08 16:30   좋아요 0 | URL
문주란 님이 "나야 나"라는 노래를 불렀는데,
(나는 트로트가수다에서)
아주 훌륭하게 부르셨어요.

인터넷에서 찾아서 들어 보셔요.
저는 '적우'라는 분한테
이와 같은 노래와 힘과 소리를 바랐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