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는 지나갑니다
제아무리 꽁꽁 얼리던 추위라 하더라도 지나갑니다. 사흘 이레 보름 달포를 꽁꽁 얼린다 하더라도 추위는 물러섭니다. 추위가 물러서면 더없이 싱그러우며 해맑은 바람과 하늘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포근하며 폭한 날씨가 내 몸에 반갑다면, 나 또한 내 살붙이와 이웃과 동무한테 포근하며 폭한 마음씨로 마주할 때에 훨씬 반가우며 좋은 사람이로구나 하고 느낍니다.
제아무리 후덥지근 숨막히는 더위라 하더라도 지나갑니다. 사흘 이레 보름 달포를 후끈후끈 달군다 하더라도 더위는 물러섭니다. 더위가 물러서면 그지없이 시원하며 빛나는 바람과 하늘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시원하며 빛나는 날씨가 내 몸에 반갑다면, 나 또한 내 살붙이와 이웃과 동무한테 시원하며 빛나는 마음결로 마주할 때에 참말 기쁘며 고마운 사람이로구나 하고 느껴요.
차가운 목소리는 얼마나 차가울까요. 마구 성을 내는 몸짓은 얼마나 무섭고 딱딱할까요. 추위를 겪으면서 비로소 내 차가운 바보짓을 헤아립니다. 더위를 치르면서 시나브로 내 어리석은 골부림을 깨닫습니다. 좋은 날씨가 그야말로 좋다면, 좋은 사랑이 그야말로 좋습니다. 좋은 사랑 담은 글이 한결 좋다면, 좋은 이야기로 넉넉한 품을 나누는 책이 한결 좋습니다. (4345.2.3.쇠.ㅎㄲㅅ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