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化)' 씻어내며 우리 말 살리기
 (174) -화化 174 : 법제화하다


.. 요새는 여러 나라 정부에서 유전공학으로 생산한 농산물에 대해 특별히 표기를 하도록 법제화하고 있어 ..  《블라지미르 메그레/한병석 옮김-우리는 누구?》(한글샘,2008) 109쪽

 “유전공학으로 생산(生産)한 농산물(農産物)에 대(對)해”는 “유전공학으로 만든 곡식에”나 “유전공학으로 거둔 곡식에”나 “유전자를 건드려 거둔 곡식과 푸성귀에”로 다듬습니다. “특별(特別)히 표기(表記)를 하도록”은 “따로 알리도록”이나 “따로 적도록”이나 “따로 적어서 알리도록”으로 손봅니다.

 법제화(法制化) : 법률로 정하여 놓음
   - 법제화가 시급한 안건 / 법제화를 강력히 요구하다 /
     이 내용을 법제화할 방침이다

 법제화하고 있어
→ 법률로 세워 놓았어
→ 법률로 못박았어
→ 법률로 밝혀
→ 법으로 밝혀
 …


 ‘법제화’ 같은 낱말은 한국말이 아닌 중국말입니다. 이른바 한문입니다. 우리가 두루 쓰는 말 “법으로 만들어 놓다”나 “법으로 세워 두다”를 한자로 엮어 일군 낱말이 ‘法(법으로) 制(만들어/세워) 化(놓다/두다)’예요.

 오늘날 한국사람은 한국말을 쓰면서 생각을 주고받지 않습니다. 한국말보다 중국말이나 미국말이나 일본말을 두루 씁니다. 한국말 아닌 미국말인 줄 느끼지 못한다거나 한국말 아닌 일본말인 줄 깨닫지 못합니다. 한국말 아닌 중국말이지만, 그저 한국말인 듯 여기곤 합니다.

 법으로 세우다
 법으로 만들다
 법으로 두다
 법으로 놓다

 한국사람은 한국말로 ‘법세우기’라는 낱말을 빚을 수 있습니다. ‘법만들기’나 ‘법짓기’나 ‘법두기’나 ‘법놓기’ 같은 낱말을 일굴 수 있어요. ‘법빚기’ 같은 낱말도 살갑습니다.

 밥을 지어 밥짓기이듯, 법을 지으니 법짓기예요. 옷을 지어 옷짓기이듯 법을 지어 법짓기입니다. 꿈을 지어 꿈짓기요, 삶을 지어 삶짓기이며, 노래를 지어 노래짓기입니다.

 짓는 사람을 일컬어 ‘지이’나 ‘지기’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으니, ‘법지이’나 ‘법지기’라는 이름으로 법을 새로 세우는 사람을 가리킬 만해요.

 생각을 하면서 말을 엽니다. 생각을 하며 말을 여는 동안 삶을 북돋웁니다. 생각을 하며 말을 여는 동안 삶을 북돋우는 한편 꿈과 사랑을 꽃피워요. 따사로우면서 넉넉하게 함께 어깨동무하는 말이고 넋이면서 삶입니다. (4344.11.22.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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