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닿기를 1
시이나 카루호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작은 마음씀에서 피어나는 사랑
 [만화책 즐겨읽기 82] 시이나 카루호, 《너에게 닿기를 (1)》



 사랑은 작은 마음씀에서 피어납니다. 살짝살짝 기울이는 마음에서 피어나는 사랑입니다. 마음씀이란 크니 작니 하고 따지거나 나눌 수 없습니다만, 사랑을 느끼는 사람은 이녁한테 베푸는 마음이 ‘크다’거나 ‘대단하다’고 여기지 않습니다. 아주 작은 곳을 헤아리고 아주 조그마한 데를 따사로이 보살피거나 어루만지는 손길이라고 느끼면서 ‘참 좋구나’ 하고 여깁니다. 그래서 사랑은 작은 마음씀에서 피어난달 수 있습니다.

 모든 일은 사랑으로 할 수 있습니다. 사랑으로 하는 모든 일은 나를 비롯해 모든 사람한테 따사로운 기운을 나누어 줍니다.

 모든 일은 미움으로 할 수 있습니다. 모든 일은 차갑거나 메마른 손길로 할 수 있습니다. 미움으로 하는 일이란 나를 비롯해 모든 사람한테 미움을 퍼뜨립니다. 차갑거나 메마른 손길로 하는 일은 나를 비롯해 모든 사람한테 차갑거나 메마른 기운을 흩뿌립니다.


- ‘좋은 애다! 나한테까지 다른 애들처럼 인사를 해 줬어!’ (9쪽)
- ‘세상에 어쩜. 어쩜 저렇게 착할까! 마음을 솔직히 말하자. 이해해 줬어. 거짓말이 아니라고 믿어 줬어.’ (21∼22쪽)
- ‘마치 이제 막 태어난 것처럼 온통 처음 느끼는 것들뿐. 카제하야는 나에게 정말 많은 ‘처음인 것’들을 줄 것 같다.’ (43쪽)



 함께 살아가는 살붙이한테는 사랑을 살며시 나눌 수 있어야 합니다. 내가 사랑한다 여기는 짝꿍이라면 아침 낮 저녁 밤 새벽으로 늘 따사로움을 느끼는 나날이 되도록 애쓰기 마련입니다. 어느 하루라도, 하루 가운데 십 분이나 일 분이라도, 아무렇게나 굴지 않습니다. 함부로 하지 않아요.

 내가 좋아하는 사람한테는 아주 조그맣다 여길 만한 일이어도 마구 굴지 않아요. 내가 아끼는 사람한테는 아주 자그맣다 싶은 일이어도 짓궂게 굴지 않아요.

 보드라운 손길만 나누는 사랑입니다. 따사로운 손길에 믿음직한 눈길에 너그러운 마음길이 이어지는 사랑이에요.


- “혼자 이런 데 있는 거 무섭지 않아?” “나, 의외로 밤 되게 좋아해. 특히 한여름 밤은. 공기랑 냄새랑 나뭇잎이랑 풀벌레 소리랑.” (35∼36쪽)
- ‘실망하지 말자. 언젠가 이 자리(내 옆자리)에 앉게 돼서 기쁘다고 누군가와 말할 수 있는 날이.’ (101∼102쪽)



 시이나 카루호 님 만화책 《너에게 닿기를》(대원씨아이) 1권(2007년)을 읽습니다. 《너에게 닿기를》에 나오는 고등학생은 이제껏 사랑다운 사랑을 느끼지 못합니다. 남녀 사이에 맺는 사랑이든 사람으로 살아가며 이루는 사랑이든 풀과 나무와 흙과 햇살과 바람과 물을 얼싸안는 사랑이든, 어떠한 사랑이든 스스로 맞아들이거나 느끼지 못하는 나날이었습니다. 외롭거나 힘겹다 할 만한 나날이라 할 텐데, 이러한 나날이어도 ‘쿠로누마 사와코’라는 아이는 늘 씩씩하며 해맑게 살았어요. 씩씩하며 해맑은 꿈을 꾸면서 살았어요.

 곧, 쿠로누마 사와코라는 아이는 씩씩하며 해맑은 꿈 기운을 스스로 길어올리면서 사랑을 심고 가꾸며 돌본 사람입니다. 씩씩하며 해맑은 꿈 기운을 저 스스로와 이웃 누구한테나 살며시 나누는 사람입니다. 이 씩씩하며 해맑은 꿈 기운을 둘레 사람들 거의 모두 제대로 안 느끼거나 못 느낄 뿐이었어요. 모무들 겉치레 사랑발림에 눈이 멀거나 껍데기 사탕발림에 귀가 멀었달까요.


- ‘그래. 카제하야는 늘 내가 부수려고 애쓰는 벽을 그 웃음 하나로 아무것도 아닌 걸로 만들어 버린다.’ (110쪽)
- “상상하는 거야. 예를 들면, 옆자리 애가 모르는 문제가 있다고 치고 ‘잘 모르는 부분이 여긴가?’ ‘이 부분은 이해하기 힘들까?’ ‘어떡하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줄 수 있을까?’ ‘이럴까 저럴까’ ‘이해하면 좋아하겠지?’ 그런 망상을 계속 반복하다 보니까 공부하는 것도 몸에 배고.’ (187∼188쪽)



 한결같이 피어나는 사랑은 한결같이 작습니다. 크니 작니 하고 가를 수 없는 사랑이라 할 테지만, 이 한결같이 피어나는 사랑은 온누리 가장 작다 싶은, 아니 여느 사람들이 가장 작다 여기거나 삼는 곳에서 가장 조그마해서 찬찬히 헤아리며 쓰다듬는 손길이 아니고는 알아채지 못하는 모습으로 피어납니다.

 가장 따사로이 돌아볼 때에 알아채면서 기쁜 사랑입니다. 가장 포근히 헤아릴 때에 느끼면서 반가운 사랑입니다.

 사랑은 상장이 아닙니다. 사랑은 달삯봉투가 아닙니다. 사랑은 자가용이 아닙니다. 사랑은 아파트가 아닙니다. 사랑은 국회의원 딱지가 아닙니다. 사랑은 이름값이 아닙니다. 사랑은 책이 아닙니다. 사랑은 요리사가 아닙니다.

 사랑은 부드러이 어루만지는 손길에 담는 넋입니다. 사랑은 살뜰히 보듬는 눈길에 어리는 얼입니다. 사랑은 즐거이 꿈꾸는 삶에 비치는 마음입니다.


- ‘이렇게 내가 한 일에 보람을 느낀 건 처음인 것 같아.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에 한 건 아니지만, 그게 이렇게 기쁜 거구나.’ (18쪽)
- ‘진짜 내 마음을 얘기하면 분명 다들 알아줄 거야.’ (122쪽)
- “어제 했던 말은, 그건, 카제하야가 ‘가르쳐 달라’고 말한 시점에서 이미 이루어졌어.” (201쪽)



 나한테서 피어나는 사랑은 나부터 사랑스레 가꿉니다. 나한테서 피어나는 사랑을 느끼는 사람은 천천히 사랑열매를 즐기면서 새로운 사랑씨를 뿌립니다. 나한테서 피어나는 사랑은 내 이웃이 시나브로 나누는 사랑밥을 함께 먹으면서 더 싱그러이 빛을 띄고 한결 깊이 알맹이를 여뭅니다.

 푸른 아이들은 푸른 사랑을 나눕니다. 맑은 아이들은 맑은 사랑을 나눕니다. 고운 아이들은 고운 사랑을 나눕니다.

 그런데, 참 많은 어른들은 푸른 어른도 못 되고 맑은 어른도 못 되며 고운 어른조차 못 되고 말아요. 슬프며 못난 얼굴 어른은 슬프며 못난 얼굴로 미움과 차가움만 뿌리고 맙니다. (4344.11.22.불.ㅎㄲㅅㄱ)


― 너에게 닿기를 1 (시이나 카루호 글·그림,서수진 옮김,대원씨아이 펴냄,2007.9.15./42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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