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뜨개질 책읽기


 아이들 어머니가 뜨개질을 한다. 두 달 만이다. 지난 두 달, 우리 보금자리 없이 떠돌면서 지내야 했고, 살림짐은 모두 꽁꽁 싸서 끌를 수 없었다. 이제 새 보금자리를 찾아 짐을 하나둘 끌러 얼추 살림살이는 이렁저렁 풀었기에, 아이들 어머니는 뜨개바늘과 뜨개실을 꺼내어 뜨개질을 한다.

 아이들 어머니가 뜨개질을 두 달 만에 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담다가 문득 느낀다. 둘째 갓난쟁이를 품에 안고 뜨개질을 하는 모습은, 꼭 첫째가 갓난쟁이일 때에 품에 안고 매듭짓기를 하던 모습하고 닮았다.

 첫째 아이는 제 어머니가 저를 품에 안고 매듭짓기를 하던 지난날을 떠올릴 수 있을까. 둘째 아이는 제 어머니가 저를 품에 안고 뜨개질을 하던 오늘을 앞으로 되새길 수 있을까. 앞으로 열 해나 스무 해쯤 뒤, 또는 서른 해나 마흔 해쯤 지나서, 이 아이들한테 저희 어린 나날 모습 담긴 사진을 보여주면 저희들이 어떤 모습으로 어떤 사랑을 받으면서 무럭무럭 자라났는가를 돌이킬 수 있을까. (4344.11.16.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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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1-11-17 13:47   좋아요 0 | URL
ㅎㅎ 뜨개질이라...저도 어려서 어머니까 떠주신 스웨터를 입은 기억이 나는데 요즘은 아이들에게 거의 입히지 않는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