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집 아이
책이 그득그득 넘치는 어버이하고 살아가는 아이는 언제나 책더미를 바라본다. 책더미는 걸상이 된다. 책더미는 타고 오르는 놀잇감이 된다. 〈안토니아스 라인〉에 나오는 어린이처럼 짚더미를 밟고 올라서는 아이라면 좋을 텐데, 이렇게 놀며 살아가도록 내 시골 보금자리를 예쁘게 일구어야 할 텐데, 너무 서두르지는 말아야지. 시나브로 좋은 시골 보금자리를 예쁘게 이루도록 땀을 쏟아야지. 흙땅 넉넉히 마련해서 쟁기와 호미를 다부지게 붙잡을 수 있는 터를 마련하도록 즐겁게 일해야지. 종이에 일구는 글이 작은 사랑씨가 되어 흙에 일구는 땀방울이 되는 날을 맞이하자고 꿈을 꾼다. (4344.11.15.불.ㅎㄲㅅ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