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냄새 (자동차가 사람을 죽인다)


 첫째가 또 “아, 냄새!” 하고 말하면서 코를 싸쥔다. 자가용이 없고, 자동차를 탈 일이 없는 우리 살림이기에, 어쩌다 한 번, 그야말로 한두 달에 한 번 자동차를 얻어 탈 때면, 자동차마다 켜는 에어컨 바람 때문에 나부터 ‘아이고, 냄새야!’ 하고 느낀다. 그렇지만 나는 ‘어른이 되어 놔서’ 이렇게 느낀 그대로 곧바로 말로 내뱉지 못한다. 말없이 꾹 참는다. 옆지기는 이런 나를 보며 ‘왜 이리 찌푸린 낯’이냐고 묻곤 한다. 그런데 이렇게 묻는 옆지기를 보면, 아마 나와 비슷하지 싶은데, ‘똑같이 낯을 찌푸린’ 모습이다. 왜냐하면, 아이들도 어머니도 아버지도 모두 ‘자동차에서 켠 에어컨 바람이 내는 냄새’ 때문에 머리가 아프고 코로 쉼쉬기 힘드니까.

 아이는 자꾸자꾸 “아, 냄새!”를 되풀이한다. 에어컨을 켠 자동차이지만 아이를 생각해야 하기에 창문을 연다. 창문을 여니 바깥바람이 들어온다. 바깥바람을 쐬는 아이는 이제 코를 더 싸쥐지 않는다. 비로소 찌푸린 얼굴이 풀리고, 까르르 웃는다. 그러고 보면, 자동차를 모는 사람들치고 ‘차 안에서 밝게 웃거나 맑은 눈빛을 보여주는’ 일이 거의 없다고 느낀다. 모두들 에어컨 바람에 찌들면서 ‘딱딱하게 찌푸리거나 굳은 얼굴’이 되고 만 탓이 아닌가 싶은데, 에어컨을 틀 때에는 등줄기나 목덜미를 타고 땀이 흐르는 일은 없을 테지만, 몸과 마음은 나날이 무너지거나 무디어지는구나 싶다. 그나마 창문을 열고 자동차를 몰면 낫다 할 테지만, 자동차를 이룬 플라스틱과 쇠붙이에다가 기름을 태우면서 나는 냄새와 뜨거운 기운, 여기에 아스팔트를 달리면서 고무바퀴가 닳아 날리는 먼지가 온몸으로 깃들 테니까, 어느 모로 보더라도 ‘사람 몸에 좋을 구석’이 없다. 창문을 닫고 에어컨을 켜면 이렇게 자동차를 모는 대로 몸이 망가진다. 창문을 열고 에어컨을 꺼도 이렇게 자동차를 모는 대로 몸이 다친다. 자동차를 어쩌다가 한 번 얻어 타는 사람조차 몸이 찌뿌드드하면서 고달픈데, 날마다 이런저런 일 때문에 자동차에서 한두 시간이나 서너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은 몸이며 마음이 얼마나 고달플까. (4344.9.1.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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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1-09-02 18:16   좋아요 0 | URL
아이가 차를 안타 에어컨 바람의 냄새가 생소할 수도 있지만,냄새가 나는 이유중의 하나는 에이컨 필터가 오래되서 그럴수도 있습니다.에어컨 필터도 때가되면 갈아주어야 한는데 차 주인중에는 이를 모르는 분들이 많지요ㅜ.ㅜ

숲노래 2011-09-03 06:12   좋아요 0 | URL
오래된 차이든 새로 나온 차이든 다 에어컨 냄새가 나요.
둘째는 에어컨 바람을 쐬면 금세 눈이 발개진답니다.
필터도 필터이겠지만
에어컨이란 워낙 사람한테 나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