そっとネコぼけ (單行本)
이와고 미츠아키 / 小學館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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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을 잘 찍으려고 힘쓰지 마셔요
 [잘 읽히기 기다리는 사진책 32] 이와고 미츠아키(岩合光昭), 《そつとネコぼけ》(小學館,2008)



 사진을 잘 찍으려고 힘쓴다 해서 사진을 잘 찍을 수 있지 않습니다. 사진을 예쁘게 찍으려고 애쓴다 해서 사진을 예쁘게 찍을 수 없습니다. 사진을 멋지게 찍으려고 마음쓴다 해서 사진을 멋지게 찍지는 않습니다.

 나 스스로 잘 일구는 좋은 내 삶이라면, 내가 어떤 사진기를 손에 쥐더라도 즐겁게 잘 찍는 사진입니다. 나 스스로 예쁘게 사랑하는 내 삶이라면, 내가 누구를 마주보며 사진으로 담는 예쁘게 찍는 사진입니다. 나 스스로 멋지게 보살피며 아끼는 나날이라면, 내가 언제 어디서라도 멋지게 찍는 사진입니다.

 어느 한 가지만 잘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어느 한 가지만 못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모든 일과 놀이가 찬찬히 이어집니다. 모든 삶과 꿈은 하나입니다. 생각하면서 살아가고, 살아가면서 생각합니다. 말을 하면서 꿈을 꾸고, 꿈을 꾸면서 말을 합니다. 삶을 일구면서 사진을 찍고, 사진을 찍으면서 삶을 일굽니다.

 그러니까, 가르치면서 배운다 하고, 배우면서 가르친다 합니다. 교사는 학생 앞에서 교사이면서 학생이 되고, 학생은 교사 앞에서 학생이면서 교사가 돼요. 학생한테 무언가 가르친다 하지만, 가르친다고 하면서 정작 교사 스스로 배우는 삶이 됩니다. 교사한테서 무언가 배운다고 하지만, 배운다고 하면서 막상 학생 스스로 가르치는 삶이 돼요.

 그렇지만, 사진은 누가 누구한테 가르치지 못합니다. 사진은 누가 누구한테서 배우지 못합니다. 사진을 가르친다고 할 때에는 사진을 가르치는 사람 스스로 사진을 새롭게 배워야 하지만, 사진을 가르친다 하면서 사진을 가르치는 사람이 사진을 배우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사진을 배운다 할 때에도 사진을 배우면서 사진을 가르치는 사람한테 무언가 가르치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워요.

 이론을 가르친다는 자리에서든 실기를 가르친다는 자리에서든 늘 매한가지입니다. 사진을 이야기하는 이론책을 내든 사진 발자국을 보여주는 역사책을 내든 노상 똑같습니다. 사진기나 사진장비를 두루 알려주는 책을 내놓든, 사진을 더 잘 찍는 솜씨나 매무새를 밝히는 책을 내놓든, 언제나 다르지 않아요. 모두들 외통수가 되고 맙니다. 하나같이 사진삶하고 동떨어진 사진지식에 머물고 말아요.

 길고양이나 골목고양이나 들고양이라 할 만한 고양이들을 두루 만나거나 사귀면서 사진으로 담는 이와고 미츠아키(岩合光昭) 님 사진책 《そつとネコぼけ》(小學館,2008)를 읽습니다. 이와고 미츠아키 님이 담는 고양이 모습은 어느 사진을 보더라도 ‘잘 찍은’ 사진이 아닙니다. 이와고 미츠아키 님이 빚은 어느 사진을 보더라도 ‘사랑스레 찍은’ 사진이라고 느낍니다. ‘즐거이 찍은’ 사진입니다. ‘웃으면서 찍은’ 사진이거나 ‘울면서 찍은’ 사진이에요.

 ‘잘 찍으려’ 하는 사진이라든지 ‘예쁘게 찍으려’ 하는 사진이라든지 ‘멋지게 찍으려’ 하는 사진하고는 한참 떨어진 《そつとネコぼけ》입니다. 이와고 미츠아키 님은 ‘고양이를 고양이 그대로’ 찍을 뿐입니다. 고양이가 고양이답지 않게 찍는다든지, 고양이를 고양이 아닌 사람처럼 보이도록 찍지 않습니다. 고양이가 고양이로서 고양이다이 살아가는 자취를 곁에서 고양이 벗님으로 다가가면서 사진으로 담습니다.

 곧, 집고양이라 하든 들고양이라 하든 ‘이 고양이들을 잘 찍어서 보여주려’ 애쓸 까닭이 없습니다. 그저 고양이는 고양이인 만큼 고양이다이 느끼면서 사랑할 수 있도록 사진으로 찍으면 돼요.

 내 아이를 찍을 때에도 이와 똑같습니다. 내 아이는 내 아이답게 사랑할 수 있도록 사진으로 담을 노릇입니다. 내 아이를 ‘이웃 엄마 아들’ 모습처럼 보이도록 찍으려 하면 부질없을 뿐 아니라 슬픕니다. 내 옆지기를 사진으로 찍을 때이든, 내 어버이를 사진으로 찍을 때이든, 내 동무나 이웃을 사진으로 찍을 때이든 언제나 똑같습니다. 가난한 골목동네 사람들을 사진으로 찍든, 외진 시골마을 사람들을 사진으로 찍든, 나라밖 인도나 네팔을 찾아가서 사진을 찍든, 늘 똑같아요. 남달리 보이도록 찍을 사진이 아닙니다. 돋보이게 찍을 일이 없는 사진입니다. 더 거룩해 보이도록 한다든지, 더 아름다이 보이도록 할 까닭이 없습니다.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노래를 부르는 자리에서도 한결같습니다. 꾸밈없이 글을 쓰면 됩니다. 수수하게 그림을 그리면 돼요. 있는 그대로 노래를 부르면 될 뿐입니다.

 다만, 꾸밈없이 글을 쓰되 내 온 사랑을 담습니다. 수수하게 그림을 그리되 내 모든 꿈을 싣습니다. 있는 그대로 노래를 부르되 내 온갖 믿음을 얹어 부릅니다.

 가만히 돌이키면, 아직 이 나라에서는 고양이를 사진으로 담든 기와집을 사진으로 담든 연예인을 사진으로 담든 설악산을 사진으로 담든 바닷가를 사진으로 담든 명품이라는 가방을 사진으로 담든, 사랑과 믿음을 고이 실어 착하거나 해맑게 사진꿈을 길어올리는 사진쟁이를 좀처럼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와고 미츠아키 님은 고양이를 사진으로 옮기면서 우리들 착하고 해맑은 삶을 사랑하는 길을 찾아나섭니다. (4344.8.28.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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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1-08-29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이런 사진을 볼때마다 저도 사진을 찍고 싶다는 욕망이 불끈 불끈 솟아오르네요^^

숲노래 2011-08-30 05:53   좋아요 0 | URL
사진은 사진기로도 찍지만,
마음으로도 찍어요.

마음으로 예쁘게 담으면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