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집게 어린이
둘째 기저귀를 빨아 마당 빨랫줄에 널려고 나오면, 첫째는 어느새 알아차리고 신을 꿰고는 아버지를 따라나온다. 아버지가 기저귀를 한 장씩 들어 탕탕 털고 널 때면 아이는 빨래집게를 한손에 하나씩 쥐고는 딱딱거리다가는 한꺼번에 내민다.
아주 어렴풋하지만, 내가 첫째만 한 나이였을 어린 나날, 어머니가 빨래를 해서 빨랫줄에 널 때에 뒤에서 알짱거리면서 빨래집게를 쥐어 내밀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깡총 뛰어도 손에 닿지 않는 높다란 빨랫줄을 올려다보면서 어머니가 빨래를 너는 모습을 바라보았고, 이에 앞서 어머니가 빨래하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았으며, 다 널고 난 다음 빈 통을 들고 집으로 들어가는 모습이라든지, 저녁에 다 마른 빨래를 걷어 갤 때라든지, 늘 곁에서 함께 보았다고 느낀다. 한낮에는 빨랫줄에서 나부끼는 빨래를 하염없이 쳐다보면서 하늘빛과 햇볕을 느꼈다.
둘째가 크고 나면, 누나랑 어머니랑 아버지 빨래를 빨랫줄에 널 때에 이렇게 빨래집게통을 들고 따라나서면서 일손을 거들겠다고 할까. (4344.7.2.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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