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난 책읽기
재미나다고 느끼는 책을 읽는 일이 나쁘다고는 느끼지 않는다. 누구나 재미난 이야기를 좋아할 수 있다. 누구라도 재미나다 싶은 이야기에 눈이나 귀나 마음이 쏠리기 마련이다.
나는 재미난 책을 그닥 즐기지 않는다. 재미나다 싶은 책 또한 썩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좋아하는 책은 아름답구나 하고 느끼는 책이다. 내가 기쁘게 장만하는 책은 참 사랑스럽구나 하고 느끼는 책이다. 아름다우면서 사랑스럽다면 아주 고맙다고 여긴다. 이러한 책을 쓴 사람과 이러한 책을 엮은 사람 모두 더없이 고맙다고 절을 하면서 장만해서 읽는다. 이러한 책을 갖춘 책방 일꾼 또한 참말 고맙다고 절을 한다.
곰곰이 돌아보면, 재미난 책은 아주 많다. 아름다운 책도 퍽 많다. 재미나면서 아름다운 책도 꽤 많다. 그러나, 아름다우면서 사랑스러운 책은 아주 드물다. 아름다우면서 사랑스러운 책은, 아름다움이 재미로 녹아들고 사랑스러움이 재미로 스며든다. (4344.6.12.해.ㅎㄲㅅ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