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니까 책읽기


 사람들은 너나없이 바쁩니다. 어린이부터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안 바쁜 사람이 없습니다. 예나 이제나 앞으로나, 사람들은 저마다 수많은 일을 맡아야 합니다. 온갖 일을 치러야 합니다. 갖은 일을 돌보거나 마음을 쏟아야 합니다. 느긋하거나 한갓지기에 책을 읽는 사람이 더러 있겠지요. 몸이 안 아프거나 돈이 넉넉해서 책을 읽는 사람 또한 있을 테고요. 나한테 돈이나 겨를이 넉넉하기에 읽는 책은 어떻게 스며들며, 나한테 돈이나 겨를이 빠듯하거나 거의 없거나 아예 없다 할 때에 읽는 책은 어떻게 파고들까요.

 바쁘거나 힘들기에, 바쁜 틈을 쪼개고 힘든 나날을 바쳐서 읽는 책입니다. 바쁘니까 바쁜 만큼 온갖 일에 마음을 쓰면서 ‘함께 마음을 써서 읽는’ 책입니다. 힘든 만큼 힘든 몸을 더 움직이면서 ‘애써 읽는’ 책이에요.

 한갓지거나 느긋하다면, 한갓지거나 느긋한 내 삶을 사랑하면서 읽는 책입니다. 바쁘거나 힘들다면, 바쁘거나 힘든 내 삶을 아끼면서 읽는 책입니다.

 누구나 똑같이 읽을 수 있는 책은 없습니다. 모든 사람이 한결같이 사랑할 수 있는 책은 없습니다. 내 삶을 헤아리면서 내 삶만큼 사랑하면서 읽는 책입니다. 내 삶을 돌아보면서 내 삶에 걸맞게 찾아서 손에 쥐어 읽는 책입니다.

 바쁘니까 책을 읽을 수 없는 사람은, 바쁘니까 사랑을 할 수 없습니다. 힘들기에 책을 읽을 수 없는 사람은, 힘드니까 꿈을 꾸거나 펼칠 수 없습니다. 돈이 없어 책을 읽을 수 없는 사람은, 돈이 없을 때에도 이웃이나 동무나 살붙이하고 나눌 사랑을 알 수 없습니다. 돈이 있으나 책을 안 읽는 사람은, 돈이 있는 동안 이웃이나 동무나 살붙이하고 어떻게 사랑을 나누면서 한삶을 즐기는가를 알 수 없습니다.

 즐거우니까 웃고, 슬프니까 웁니다. 즐거울 때에는 즐거이 사랑하고, 슬플 때에는 슬프게 사랑합니다. 즐거웁기에 즐겁게 읽는 책이며, 슬프기에 슬피 읽는 책입니다. (4344.5.20.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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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1-05-21 10:57   좋아요 0 | URL
이게 요즘 제 책읽는 방식이예요.
바쁘면 바쁜대로 책읽기, 슬프면 슬픈대로 책읽기...
그저 그렇게 살아가는거죠.
적어도 책읽기는 제게 삶이랑 동의어쯤 되니까 말예요.

이렇게 소박한 글로도 큰 울림을 만들어 내시다니요, 위로가 되어 몇자 남깁니다.꾸벅~

숲노래 2011-05-21 13:11   좋아요 0 | URL
오늘 하루도 즐거이 좋은 나날 일구셨으리라 믿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