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살아가는 말 39] 감나무
감을 열매 맺는 감나무입니다. 고욤을 열매 맺는 고욤나무입니다. 도토리를 열매 맺으면 도토리나무로 생각할 만하지만, 도토리는 참나무나 떡갈나무나 신갈나무 같은 나무에서 맺는 열매입니다. 배가 나니까 배나무이고, 포도가 나서 포도나무이며, 능금을 얻으니 능금나무입니다. 늘 푸르대서 늘푸른나무요, 어느 나무이든 푸르기 때문에 푸른나무라는 말도 곧잘 씁니다. 씨앗이 터서 자란 지 얼마 안 되었으면 어린나무나 애기나무입니다. 한창 자라면 어른나무라 하고, 오래되었으면 늙은나무라 합니다. 이들 나무를 쓰려고 베니까 나무베기입니다. 나무를 베어 집을 지었기에 나무집이고, 나무를 깎아 배를 무으면 나무배입니다. 빨래할 때에 쓰든 다른 자리에 쓰든 나무방망이입니다. 지난날 밥을 먹으려고 곡식을 빻을 때에 나무방아를 썼습니다. 비오는 날에는 나무로 만든 신인 나무신, 곧 나막신을 신었습니다. 어린이문학을 하던 이원수 님은 “나무야 나무야 겨울나무야.” 하고 노래했습니다. 햇볕과 물과 바람이 없으면 살 수 없는 사람은, 나무가 없어도 살아가지 못합니다. 나무마음을 읽고, 나뭇가지 하나 함부로 꺾지 않았어요. 고마운 나무처럼 살아간다면 사람나무가 될 테고, 내 말을 알뜰살뜰 여미어 말나무를 돌아봅니다. (4344.2.23.물.ㅎㄲㅅ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