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살아가는 말 32] 앞마당

 큰도시에 새로 들어서는 커다란 아파트숲에서도 으레 ‘놀이터’라는 이름을 붙이는 줄 압니다만, 아직도 놀이터를 ‘놀이터’라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놀이하는 터니까 ‘놀이터’인데, 이 낱말만큼은 고이 사랑하는지 궁금합니다. 자그맣게 꾸민 쉼터이니 ‘작은쉼터’라 하면 되지만, 아파트숲 사이에 낀 좁다란 쉼터는 ‘근린공원(近隣公園)’이라고만 하거든요. 큰도시 아파트숲에 보금자리를 마련하는 분들은 몇 억이니 몇 십억이니 참으로 큰돈을 들입니다. 살 만하기에 이러한 집에서 살림을 꾸리실 텐데, 아파트숲 보금자리 가운데 마당 있는 집은 없습니다. 마당 들어설 수 없고 마당 꾸밀 수 없는 아파트숲이 차츰 넓어지면서, 우리네 살림집이면 꼭 있던 마당이라는 터뿐 아니라 ‘마당’이라는 낱말마저 쓰임새가 확 사라집니다. 동네 골목집 가운데 제법 가멸찬 살림이라면 손바닥 마당쯤 있을 테지만, 마당 있는 집은 시골집만 남겠구나 싶어요. 집 앞이라 앞마당이고, 집 옆은 옆마당이며, 집 뒤는 뒷마당입니다. 마당은 일마당이면서 놀이마당입니다. 잔치를 벌이면 잔치마당, 춤을 추면 춤마당, 노래를 부르면 노래마당인 한마당이었어요. (4344.1.17.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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