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사람과 책읽기


 아픈 사람과 안 아픈 사람이 있습니다. 아픈 사람 가운데에는 더 아픈 사람과 덜 아픈 사람이 있어요. 안 아픈 사람 가운데에는 아플 수 있는 사람하고 끝까지 안 아플 수 있는 사람이 있고요. 다 다른 사람한테 꼭 같이 말하며 몸을 다스리라 할 수는 없습니다. 아주 튼튼한 사람을 쓰러뜨린 아픔을 다스려 씻는 길하고 몹시 여린 사람한테 찾아든 아픔을 다스려 씻는 길은 무척 다르겠지요. 아픔 씻는 길이 사람마다 다른데, 책을 읽는 길이 사람마다 비슷할 수조차 있을까요. 가난한 사람을 돕는 길이란, 여느 살림집을 허물고 다시 짓는다는(재개발) 정책이 나아갈 길이란, 배움터라는 곳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길이란, 얼마나 똑같이 헤아리며 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책은 섣불리 ‘읽으라 시킬’ 수 없고 ‘읽으라 이끌’ 수 없으며 ‘읽으라 떠민’다든지 ‘읽으라 부추길’ 수 없습니다. 다만, 사람마다 다른 삶과 넋과 말을 헤아리며 책 하나 건네면 어느 만큼 책이야기 나눌 수 있겠지요. (4343.10.14.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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