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 결혼 시키기


 몇 해 앞서인지 잘 떠오르지 않는다. 나도 그 책을 훑기는 했으나 사지는 않았다. 《서재 결혼 시키기》라는 책이 나온 적 있고, 이 책에 붙은 이름 때문인지 이 책에 담긴 줄거리 때문인지 “서재 결혼 시키기”가 바람처럼 분 적이 있다.

 열 며칠 앞서 드디어 인천 책짐을 모두 충주 산골마을로 옮겼다. 9월 4일에 옮긴 책짐은 모두 5톤 짐차로 석 대이고, 앞서 옮겨 놓은 책짐까지 더하면 5톤 짐차로만 넉 대치를 옮긴 셈이다.

 서재 짝짓기를 한다는 이들은 으레 ‘책 짝짓기’를 생각하리라 본다. 아마 ‘책꽂이 짝짓기’는 생각하지 못할 테며, ‘책 나르기’나 ‘책꽂이 나르기’라든지, 책과 책꽂이 새롭게 자리잡기는 꿈도 꾸지 않을 테지.

 밤 한 시에 일어나 세 시간 남짓 책과 책꽂이를 나르며 먼지를 닦고 하다 보니 무릎이 시큰거리기로 그치지 않는다. 다리가 아프지만 방바닥에 풀썩 하고 주저앉을 수 없다. 서울 용산에 자리한 헌책방 〈뿌리서점〉 아저씨는 아침에 책방 일을 한다며 나와서 늦은 밤에 댁으로 돌아갈 때까지 자리에 앉는 법이 없는 채 마흔 해 가까이 살아오셨다. 한 번 자리에 앉으면 다시 일어나기 어렵다면서 내내 선 채로 일을 하시는데, 아저씨 말이 즈믄 번 맞다. (4343.9.17.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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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0-09-18 10:52   좋아요 0 | URL
5톤차로 4대분의 서적이라니 장말 ㅎㄷㄷㄷ하네요.아마 장서가 수천권을 되실듯 하네요^^

숲노래 2010-09-25 10:19   좋아요 0 | URL
5톤 짐차 한 대에는 책을 1만~1만2천 권쯤 싣는답니다...

카스피 2010-09-28 22:33   좋아요 0 | URL
허걱 정말 대단하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