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버리는 바보, 서평단


 서평단이라는 이름으로 책을 거저로 받아 느낌글을 띄우는 이들은 책을 버린다. 좋은 책이 더는 좋은 책답게 이어가지 못하도록 내팽개칠 뿐 아니라, 얄궂은 책이 마치 얄궂은 책이지 않은 듯 여기도록 껍데기를 씌운다.

 서평단 모임을 꾸리는 이들이나 서평단 가운데 하나가 되는 이들이나 책을 읽는 사람이 아니다. 이들은 하나같이 책을 망가뜨릴 뿐 아니라, 책을 찢어발기는 싸움꾼이다. 이들 서평단이 거저로 받은 책을 날짜에 맞추어 느낌글을 마구마구 쏘아올리는 짓이란 미국과 러시아처럼 힘있는 나라가 무시무시한 무기를 만들어 마구마구 팔아치울 뿐 아니라 쏘아대는 꼴하고 무엇이 다른가. 이들 서평단 모임에서 쏟아내는 글이란 오늘날 자본주의 사회 도시마다 철철 넘치는 쓰레기를 어마어마하게 쏟아내는 꼬락서니하고 무엇이 다를까.

 책 버리는 바보인 서평단은 참 많다. 출판사 가운데 서평단을 모아 당신들 책을 알리려는 곳이 꽤 많다. 서평단 바보들한테 휩쓸리지 않으면서 조용히 제 길을 걷는 출판사와 책을 마주하기에 만만하지 않은 나날로 바뀌고 있다. 사람들은 책을 책다이 아끼고 사랑하면서 내 삶을 아끼고 사랑하기가 그렇게도 싫을까. 아니, 사람들은 책이며 사람이며 터전이며 목숨이며 고이 돌보며 어루만지는 마음을 깡그리 잃어버린 채 돈에 홀린 바보가 되어도 좋단 말인가. (4343.8.29.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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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좋아 2010-08-30 00:15   좋아요 0 | URL
하하하 난 쓰레기네요^^ 책거지.ㅋㅋ 게다가 책을 버리지도 않아요 슬쩍 꽃아두어 장식도 합니다. 나 같은 책,거저(지)는 책을 찢어 발기는 편이 나을지도 모르는데 폼이랍시고 장식을 하지요. 나 책 많이 읽네, 하고요.

님 주장에 의한다면 난 거지인 샘인데 된장님 논리가 그럴듯 하여 그냥 인정하는게 속 편하겠다는 생각입니다.

심사가 뒤틀리는 건 나 보고 바보라 해서가 아니라(일견 맞습니다). 된장님 잘난척하는 모습 꼴 사나워서... 도대체 의식 있고 진보적인 사람들은 왜 사람들을 바보만드는지 그게 궁금키도 하고 본인은 예외라고 생각하는 것도 우숩고 말입니다. 혼자 똑똑하지요?

무례한 댓글이지만 그냥 달고 갑니다. 사과 원하시면 정중히 사과 드리겠습니다..

숲노래 2010-08-30 05:53   좋아요 0 | URL
무례한 줄 알면 됩니다. 아니, 무례한 줄 안다면, 스스로 아름다운 길을 가시기 바랍니다.

나는 몸소 책방으로 찾아가서 내가 번 돈으로 내가 읽을 나한테 좋은 책을 산 다음 내 가방에 내가 산 책을 담아 집으로 와서 내가 손수 읽고 나 스스로 느낀 그대로 글을 씁니다.

님께서 손수 주머니를 털 뿐 아니라, 몸소 책방에서 몇 시간씩 둘러보고 살피며 책을 사서 읽어 보시면, 서평단 책읽기란 얼마나 나 스스로 내 책삶을 망가뜨리는지를 깨달으리라 믿습니다. 그러나, 깨닫지 못한다면 언제까지나 서평단 바보가 되어 스스로 책을 망가뜨릴 뿐 아니라 당신 삶까지 망가뜨리는 굴레에서 허덕일밖에 없습니다.

차좋아 2010-08-30 12:25   좋아요 0 | URL
된장님의 서평단 책읽기의 폐혜에 대한 견해는 동의할 만한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무릅쓰고 시비를 건 이유는 서평단을 모함(?)해서가 아니라 특정다수를 (너무나 자유롭게) 싸잡아 비난하는 모습이 좋아 보이지 않아서였습니다.

손수 주머니를 털어서 몸소 책방을 살피고 책을 사서 읽어보면 무언가를 깨달을수 있다, 라고 조언을 해 주시니 답례로 저도 조언 한마디 하고 물러나고자 합니다.
저랑 누가 책 값 많이 지출되는지 한번 대 볼까요?(아 농담입니다ㅋ )

된장님. 글의 날카로움만큼이나 마음이 날카로운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수긍할 수 있는 논리임에도 거부감이 드는 건 함부러 휘두르는 된장님의 펜끝에 질리는 사람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옳고 그름의 기준이 명확하신 것 같은데 기준이 중요합니까 사람들과의 관계가 중요합니까.

최근에 된장님 서재에 글을 보고는 날카로운 글 솜씨에 반했었지요. 그래서 객이라 생각안하고 서슴없이 댓글을 올린 것 같습니다. 마치 된장님을 아는 것 같이 느껴서요 ㅎㅎ

제가 무례한 건 알고 있는데,,,, 말하고픈 욕심에 ㅎ (재밌잖아요~ 이야기 하는 건)
더 길어지면 화 내실 듯해서 이만 줄이겠습니다. 많이 화 나신거 아니면 종종 올게요^^

숲노래 2010-09-01 11:20   좋아요 0 | URL
제가 책값으로 얼마를 쓰는가 궁금하시면, 언제라도 얼마든지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저는 이제까지 책값으로 1억이 넘는 돈을 썼습니다.

..

저는 '사람하고 맺는 관계'를 그다지 크게 여기지 않습니다. 사람하고 사이가 좋게 지내자면서 해야 할 말을 안 한다거나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잘못을 한다면 잘못을 알려줄 노릇이고, 잘하고 있으면 잘한다고 북돋울 노릇입니다.

저는 글솜씨가 하나도 빼어나지 않습니다. 저는 느끼는 대로 살아가며 글을 쓰지만, 느끼는 대로란 '저 스스로 옳고 바르며 착하고 곱다고 여기며 걷는 길'입니다.

저한테는 '잣대(기준)'이든 '사람하고 맺는 관계'이든 하나도 클 수 없습니다. 크게 여길 대목이란, 나 스스로 내 삶 하루하루를 참되고 착하며 곱게 가다듬는 일이지, 다른 대목이 아닙니다. 나 스스로 내가 착하고 참되며 곱게 살아가면 사람하고 맺는 관계란 저절로 제대로 풀립니다. 괜히 올바르지 않은 사람하고 사귀고 싶지 않습니다. 제가 내놓은 책을 이명박 대통령이든 누구이든 '그리 올바로 살지 않는 사람'이 사서 읽고 널리 알려주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제가 알고 지내는 출판사 사장님이나 편집자들 가운데에도 서평단을 운영하는 분이 많습니다만, 이분들을 만나는 자리에서 스스럼없이 '제발 그런 짓 하지 마시라'고 말씀드립니다. 그러나 이렇게 말하면서도, 그분들이 매출과 영업 때문에 할 수 없이 서평단을 꾸리는 현실은 알고 있습니다.

현실을 안다고 입을 다물 수 없습니다. 저는 책과 말과 헌책방과 자전거와 아이키우기 이야기로 살아가는 사람이니까, 할 말을 합니다.

제 이야기를 굳이 찾아서 읽어 주시니 고맙습니다.

saint236 2010-08-30 02:42   좋아요 0 | URL
책 버리는 바보라.. 저도 서평단을 꽤 오래했지만 책을 버렸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촉박한 시간에 맞추어 책을 읽다보면 어느 정도 부담감을 느끼고 그것이 책을 읽는 동기가 됩니다. 공짜로 받은 책이라고 해서 그저 좋게만 서평을 올리지 않습니다. 함께 활동했던 마립간님과도 가끔 댓글로 했던 이야기가 어떻게 이런 책이 출판되었을가 하는 아쉬움을 표하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건지는 책이 있으면 저는 10권이든 20권이든 사서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뿌립니다. 제 독서 편식을 서평단이 많이 치료해 줘서 감사했던 기억이.

위에 올린 차 좋아 님의 글이 왠지 마음에 와서 박힙니다.

숲노래 2010-08-30 05:55   좋아요 0 | URL
글을 제대로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책은 거저로 얻어 거저로 뿌려서는 안 됩니다.

좋은 책이라면 마땅히 내 돈을 주고 사서 읽을 뿐 아니라,
내 돈을 들여 10권이든 20권이든 사서 둘레에 선물해야 합니다.

저는 제가 읽고 좋았던 책을 50권이든 100권이든
제 은행계좌를 털어 사들인 다음
둘레 고마운 분들한테 선물로 드립니다.

공짜로 얻어 공짜로 선물하는 책은,
내 품과 돈을 들여 산 다음 선물하는 책하고 같지 않습니다.

서평단 책읽기조차 '편식 책읽기'임을 부디 살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