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성으로 보는 5000년 한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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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 말씀으로 읽는 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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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유사 깊이 읽기
173페이지 형섯기=>형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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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들 - 여신은 어떻게 우리에게 잊혔는가
조지프 캠벨 지음, 구학서 옮김 / 청아출판사 / 2016년 10월
평점 :
절판


  구라: 거짓말을 속되게 부르는 말, 이야기를 속되게 부르는 말, 거짓이나 가짜를 속되게 이르는 말


  구라에는 위의 세 가지 의미가 담겨 있다. 우리가 흔히 거짓말쟁이를 "구라쟁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첫 번째 의미만을 담고 있는 말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말이기는 하지만 구라의 두 번째 의미에 기반해서 구라쟁이를 이해한다면 "이야기꾼"으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일전에 한국의 3대 구라쟁이라는 사람을 꼽은 적이 있는데 이들은 모두 후자의 의미로 꼽힌 사람들이다. 유홍준 씨가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나와서 한국의 3대 구라쟁이들 운운하면서 언급한 "백기완, 방동규, 황석영"을 이런 의미에서 구라쟁이라고 부른 것이다.


  캠벨은 이런 의미에서 세계적인 구라쟁이라고 할 수 있다. 신화에 대해서라면 세계에서 한수 접어주는 사람, 서양의 신화만이 아니라 동양의 신황에도 잡다하고 넓은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 그래서 그가 쓴 책들은 재미가 있다.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 신화의 힘"은 나도 학생 시절에 접했던 책이다. 신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통과 의례처럼 꼭 읽고 지나가는 책이 바로 이 두 가지이다. "여신들"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기대했던 것이 이것인데, 이 책은 내 기대를 생각보다 충족시켜 주지 못했다. 어떻게 여신들이 사라지는가, 어떻게 남신 문화가 여신 문화를 집어 삼키고 여신들을 지워나갔는가에 대한 그의 이야기를 기대했지만, 의외로 깊이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약간은 두서 없다는 생각, 그래서 깊이가 딸린다는 생각을 책을 덮는 순간까지 지울 수가 없었다. 그리스의 만신전의 여신들과 남신들이라는 챕터는 여신들과 남신들이라는 장의 이름이 무색하게 거의 남신들로 채워져 있으며, 남신들로 그냥 지나가면서 맛만 보고 지나간다. "여신의 귀환"이라는 장에서는 귀환이라는 말이 무색하다. 여신이라는 주제, 어떻게 남신 문화가 여신 문화를 집어 삼켰는가를 강의의 주제로 삼았다면 조금은 더 깊이 들어가야 하지 않았을까?


  또한 눈에 거슬리는 것은 캠벨의 입장이 철저하게 서구 중심적이라는 점이다. 인도보다 유럽의 문화가 오래 되었다는 점에 대해서도 주장을 한다면 조금은 더 자세하게 기록해야 하는데, 뭘 이런 당연한 것을, 또는 내가 그렇다면 그런거야라는 식으로 살짝 지나간다. 셈족 계열의 유대인에게 사르곤, 함무라비가 영향을 받아서 메소포타미아의 여신들이 남성 중심적인 구약의 사상에 의해서 제거되었다는 이야기를 듣는 순간 신박하기까지 하다. 내가 잘못봤나 싶어서 유심히 살펴보니 곳곳에서 그러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상식적으로는 메소포타미아의 영향을 유대인들이 받았다고 말하지 않나? 그래서 심한 경우는 "구약은 메소포타미아 신화를 빌려다 쓴 구라다"라고 까지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지 않은가? 정반대의 주장을 하는 캠벨의 모습을 보면서 번역이 잘못된 것인지, 만약 그것이 아니라면 그는 서양, 기독교 문명을 중심에 놓고 나머지를 생각하는 서구 중심적인 사고에 빠져있는 사람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오디세이아를 해석하면서 오디세우스라는 남성의 인생의 여정으로 이해하는 점이다. 고 이윤기 씨의 책 중에 그리스 로마 신화가 있는데, 5권 "아르고 원정대의 모험"을 비슷한 모티브로 해석했었다. 서로 다른 사건을 다루지만, 신화를 인생을 해석하는 열쇠로, 인생에 대한 은유로 해석하는 것이 꽤 신선해서 기억에 남았는데 캠벨에게서 그와 비슷한 해석을 보니 이윤기가 여기에 영향을 받지 않았는가라는 생각을 해봤다.


  분명 재미는 있다. 잡다한 이야기를 듣는 재미, 캠벨의 구라에 빨려 들어가는 재미는 있다. 그런데 그 구라가 약간 딸린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그의 말이 구라는 아닐까 의심하면서 읽는다. 그래서일까?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책에 대해서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지만, 나는 "글쎄?"라는 말을 감히 던지는 것이다. 여러가지 단편적인 의견들을 두서없이 던져주는 불친철한 책, 그래도 삽화를 한번씩 보는 것, 그리고 다른 신화화의 관계성을 살펴보는 것은 이 책이 읽어볼만한 책이라는 평가를 내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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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사사 - 하 일본군사사
후지와라 아키라 지음, 서영식 옮김 / 제이앤씨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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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과거 만화 좀 본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봣을 법한 만화 중에 "남벌"이라는 만화가 있다. 이현세의 팬이라면 당연히 거쳐가는 만화다. 만화의 내용은 간단하다. 일본과 한국 사이에 사이가 나빠져서 전쟁일 일어나고 한국의 대통령은 재일 교포를 구하기 위해서 남쪽을 친다는 남벌 작전을 진행한다. 남한과 북한이 힘을 합하여 일본의 최첨단 무기를 무력화하고, 고물 an-2기로 일본의 방공망을 뚫고 일본을 굴복시킨다는 내용이다. 내용을 보면 그럴듯 하고 통쾌하기도 하다. 폭주하는 일본 자위대 젊은 장교들에 의해서 일어난 쿠데타는 일본을 전쟁의 소용돌이로 몰아 넣는다. 아마도 2.26사건에서 모티브를 가져오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만화를 가지고 그것은 허구라고 말하는 것을 "무슨 당연한 소리를 정색하고 하는가?"라고 생각할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다. 그렇게 보는 사람들이 대다수일 것이다. 나도 만화의 내용을 가지고 그것이 허구라고 말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할 일 없는 사람들처럼 잘못된 군사 고증이니 어쩌구 저쩌구 하려고 이 글을 쓰는 것도 아니다. 자위대와 한국군의 존재 의미와 역학 관계에 대해서 살표본다면 남벌이라는 것이 절대로 일어날 수 없다는 말을 하기 위함입니다.


  저자는 자위대의 창설은 미군의 필요 때문이라는 사실에서부터 시작한다. 2차 대전에서 패전한 후에(그들은 패전이 아니라 종전이라는 말로 자신들의 패배를 가리고 있지만 분명한 패전이다) 맥아더를 필두로 하는 미군정은 일본의 무장해제를 요구했다. 천황제 유지를 위해서 일본은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일본의 군대를 해체하고 치안 유지를 담당했던 미군은 추후에 전략을 바꾸어 일본 군대를 재건하고 치안 유지 책임을 떠 넘긴다. 미군의 군비 절감과 일본의 군대 재창설이라는 이해가 맞아 떨어진 것이 자위대의 출발이다. 물론 처음부터 군대라는 말로 시작한 것은 아니고 경찰 병력으로, 추후에는 본토 방위를 위한 군대, 더 먼 훗날에는 본토에 위협이 될만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으로 작전 목적과 반경을 넓혀가고 이와 더불어 군사력을 계속해서 늘려갔다. 그러면서도 군대라는 말을 사용할 수 없기에 "자위대"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을 뿐이지, 이미 그 군사력은 자위의 차원을 애초에 뛰어 넘었다.


  그럼에도 미군이 일본의 재무장에 대해서 너그러운 태도로, 더 나아가서는 강요하는 입장으로 돌아선 것은 자위대를 통제할 수 있는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군과 일본 자위대를 묶어서 과거에는 대 소련 전선을, 이제는 대 중국 전선을 공고히하는 것이 미군의 전략이다. 미군은 전시에 미군의 전투력을 보존하기 위하여 일본 자위대를 최전선에 배치하며, 일본은 유사시(북한의 침략과 같은)에 한반도에 자위대를 배치하는 것이 미군과 자위대가 함께 세운 기본 전략임을 저자는 언급하고 있다. 즉 이는 한국군과 자위대, 그리고 미군을 거칠게, GP와 GOP, FEBA, 기계화사단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말이다. 물론 중요도에 있어서는 전자보다 후자가 더 비중이 있음을 두말할 필요가 없다. 한국군이 미군에게 있어서 손가락이라면, 자위대는 팔이나 다리 정도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상황에서 한국군이 일본을 공격한다는 남벌의 생각은 말도 되지 않는다. 둘 사이가 벌어지게 미국이 내버려둘 리도 없고, 설령 둘 중의 하나를 버려야 한다면 일본보다는 한국일 가능성이 훨씬 크기에 셀제로 남벌의 상황이 벌어진다면 미군은 한국이 아닌 일본의 편에 설 것이기 때문이다. 자위대는 철저하게 일본의 이익이 아니라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 설립된 조직이라고 이해한다면 자위대의 실체를 조금더 정확하게 바라보는 것이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자위대가 위헌적인 조직이라는 것이다. 일본 헌법 9조에는 이렇게 명시되어 있는데 이 헌법은 일본 우익에서 매번 실패하면서도 개정하려는 조항이다.


  일본국 헌법 제9조

  ① 일본 국민은 정의와 질서를 기조로 하는 국제 평화를 성실히 희구하며, 국권의 발동인 전쟁과 무력에 의한 위협 또는 무력의 행사는 국제 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서는 영구히 이를 포기한다.

  ② 전항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육해공군 그 외 전력은 이를 보유하지 아니한다. 국가의 교전권은 이를 인정하지 아니한다.


  참 재미있는 일이 아닌가? 그렇게 많은 국방비를 쏟아부으면서도 군대라고 부르지 못하고, 세계에서 손꼽히는 무력을 보유한 자위대가 위헌 논란에 휩싸인 조직이라는 것은 자위대가 참 묘한 조직이라는 것을, 아이러니한 조직이라는 것을 잘 보여준다. 자국의 이익이 아닌 타국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는 군대, 군대 내에서 스스로 장비 소요를 설정하고 진행하는 군대, 이런 군대를 제어하지 못하고 헌법 수정과, 헌법 해석 수정을 토하여 군국주의 부활을 꿈꾸는 우익 정치인. 동아시아의 국가들이 일본의 자위대를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이유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책을 읽으면서 한 가지 발견한 사실은 일본 총리들이 처음부터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군국주의 부할을 꿈꾸는 총리들에서부터 시작되어서 오늘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보면서 야스쿠니 신사가 가지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분명히 알게 된 것 또한 이 책을 읽음으로 얻게된 유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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