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갈이
화요일(6/29)에 살림집을 충주 산골마을로 옮겼다. 목요일(7/1) 아침까지 살림살이를 그럭저럭 갈무리하고, 낮나절에 집 곁에 딸린 땅뙈기에서 돌 고르기를 했다. 돌을 고르고 흙을 살짝 판판하게 해 놓으려 했으니 밭갈이를 했다손 칠 수 있다. 틀림없이 시늉으로는 밭갈이를 했다. 그러나 밭갈이를 했다고 선뜻 말하기는 어렵다. 그래도 우리 두 사람은 밭갈이를 했다. 이 손바닥 텃밭에 무엇을 심으면 좋을까를 생각해 보지 않았으나 밭갈이를 했다. 돌을 고르는 동안 다른 생각은 하나도 나지 않았고, 다른 생각을 딱히 하지 않았다. 그저 흙을 뒤엎으며 돌이 나올 때마다 바지런히 골라낼 뿐이었다. 콩이나 깨를 심을 수 있다고 하는데, 여기에 심을 콩이나 깨는 어디에서 얼마쯤 얻어야 할까. 오늘 동이 트면 옆지기가 눈을 뜨기 앞서 조용히 괭이를 들고 나와서 돌을 마저 고르고 땅을 다져야지. (4343.7.2.쇠.ㅎㄲㅅ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