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조상들은 얼마나 지혜롭게 살았을까? - 지혜가 넘치는 우리 문화 이야기 어린이 인문교양 8
강난숙 지음, 김홍모 그림 / 청년사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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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땅을 살아가는 아이들한테 이 땅 옛사람들 발자취를 들려주고자 한다면, 누구보다도 우리 어른된 사람들이 이 땅을 아끼고 옛사람 발자취를 사랑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 생각합니다. 요즈음 아이들이 우리 옛 문화와 전통과 삶터를 찬찬히 돌아보지 않거나 낡았다고 생각한다면, 누구보다 우리 어른들 탓이라고 느낍니다. 우리 어른들부터 우리 옛 문화와 전통과 삶터를 깔보거나 깎아내리거나 내동댕이를 치니, 요즈음 아이들이 우리 옛 문화든 전통이든 삶터이든 눈길 한 번 안 둡니다. 이런 가운데 나온 《우리 조상들은 얼마나 지혜롭게 살았을까?》(청년사,2008)는 아이들로서는 미처 느끼지 못했을 우리 옛사람들 발자취와 모습을 돌아볼 수 있도록 이끌어 주니 좋습니다. 지금 어른들이 잊어버리거나 아예 처음부터 알지도 않았거나 늘 곁에 있어도 건성으로 지나쳤던 이야기를 스무 갈래로 나누어 찬찬히 보여줍니다. 그런데, 이렇게 보여주는 스무 가지 가운데 지금 우리들이 가까이에서 만나거나 느끼거나 새롭게 받아들이거나 요모조모 고쳐서 가꾸고 있는 것으로는 무엇이 있을까요. 그나마 어렵잖이 보거나 만난다는 김치와 된장만 하더라도, 집에서 손수 장만해서 먹기보다는 가게에서 돈만 주고 사먹고 있습니다. 김치 하나를 한다고 해도 김치를 담글 때 쓰는 푸성귀나 속을 부모든 아이든 손에 흙 한 번 묻히지 않고 오로지 돈으로만 사들입니다. 이리하여 이 책은 자칫 지식쌓기로 흐를 위험이 있고, 글쓴이가 이런 대목에 제대로 마음을 기울이지 못한다는 느낌이 짙어서 ‘우리는 이런 세계제일이 있었어!’ 하는 테두리에서 끝나겠구나 싶습니다. 우리 옛사람들이 슬기로웠다면, 오늘날에도 넉넉히 받아들이거나 새롭게 북돋워 내면서 우리 삶으로 녹아들어야 할 텐데, 지금 형편을 보면 조금도 이러하지 않습니다. 글쓴이와 출판사는 이런 흐름을 조금 더 깊이 살펴서 책을 펴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낱 지식쌓기로만 펴내려고 하는 책인지, 얼추 이런저런 짝맞추기로 펴내려고 하는 책인지, 참으로 아이들한테 피와 살이 되면서 머리로만이 아닌 몸으로 헤아리면서 껴안기를 바라는 책인지 곰곰이 되짚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아이들 눈높이를 헤아리노라면 알맞지 못한 말이 너무 많으며, 잘못되거나 뒤틀린 낱말과 말투도 곳곳에 보입니다. 더욱이, 역사 자료를 잘못 살핀 대목까지 보입니다. 이를테면 ‘재와 똥을 함부로 버리면 곤장을 치는 벌을 내렸다(81쪽)’는 대목인데, 1750년부터 1805년을 살았던 학자 박제가 님이 쓴 《북학의》를 읽으면, ‘중국과 달리 조선은 (서울에서) 재와 똥오줌을 간수하지 않고 버리기만 하여, 냄새도 엄청나고 아까운 자원이 헛되이 되고 만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조선시대에 곤장치는 벌을 왜 내렸고,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지’ 들을 좀더 깐깐이 살펴보고 글을 적어야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별 다섯 만점에서 하나 반을 주겠습니다. (4341.3.19.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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