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6.10.31.


《자본주의 키즈의 반자본주의적 분투기》

 이혜미 글, 글항아리, 2021.7.9.



다친 오른뒤꿈치를 달래려고 조용히 지낸다. 되도록 안 걷고, 되도록 눕고, 되도록 쉬고, 되도록 집일을 삼간다. 마침 오늘은 빨랫감이 없다. 부엌일은 작은아이가 도맡는다. 그저 쉬고 또 쉬고 다시 쉬면서 온몸을 돌아본다. 지지난달에는 왼뒤꿈치를 삐끗하면서 걷기가 힘들었고, 어제는 오른뒤꿈치가 찍혀서 피가 솟느라 뜨끔했다. 올해는 지난해나 지지난해에 대면 바깥일을 크게 줄였는데, 이보다 더 줄이면서 쉬라는 뜻이지 싶다. 우리집으로 날마다 찾아오는 뭇새가 감을 즐겁게 쪼아먹는다. 날고 노래하고 어울리는 새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자본주의 키즈의 반자본주의적 분투기》를 돌아본다. 요즈음 태어나는 사람은 으레 ‘돈내기(자본주의 인간)’일는지 모르나, 기껏 온해(100년)밖에 안 된다. 온해 앞서까지 누구나 ‘숲내기(자연주의 인간)’였으니까. 온해 사이에 숱한 나라는 ‘돈내기’일 뿐 아니라 ‘싸움내기(전쟁광)’로 탈바꿈했다. ‘숲내기’로 나고자라며 어울리던 무렵에는 ‘사랑내기’였으니, 숲빛을 잊거나 잃으며 사랑을 함께 잊거나 잃는 셈이다. 돈만 거스르려 한대서 숲빛을 찾지 않는다. 숲빛을 새롭게 품으려고 할 적에 살림길을 가다듬으면서 이 별을 사랑할 테지. 맞서는(반대·안티) 몸짓으로는 낳지(창조) 않는다. 맞는(품는·안는) 마음빛일 적에 낳는다. 숲빛으로 사랑을 품어서 풀어내는 길을 헤아릴 적에 비로소 돈수렁과 싸움수렁 모두 씻어내겠지. 돈을 좋아하니 돈에 얽매이고, 돈을 싫어하니 돈에 사로잡힌다. 돈을 좋아하든 싫어하든 ‘돈 쳐다보기’는 똑같다. 그렇다고 ‘숲 쳐다보기’를 한들 바뀌지 않는다. ‘쳐다보기’란, 남을 구경하는 몸짓이라서, 이쪽을 쳐다보든 저쪽을 쳐다보든 똑같이 수렁이다. 받아안는 사랑을 바라볼 적에 비로소 모든 응어리와 멍울을 녹여낼 수 있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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