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독서력



누구나 책도 읽지만, 먼저 마음과 숨결을 읽어. 마음은 안 읽으면서 책만 손에 쥘 적에는 껍데기만 먹는 셈이야. 글쓴이 이름값이나 펴냄터 이름값을 보려고 책을 쥐니? 글에 흐르는 빛을 헤아리고, 책에 감도는 숨빛을 살피려고 책을 쥐니? 너(나)는 무엇을 하니? ‘책읽기’를 하는지, ‘책쓴이·펴냄터 이름값’을 외우면서 겉옷으로 두르려 하는지 살필 노릇이야. 네가 책읽기를 ‘속읽기·마음읽기·빛읽기’로 한다면, 사람과 사람 사이에 흐르는 마음빛을 늘 새로 바라보며 받아들이는 길이야. 네가 책읽기부터 ‘이름값’ 외우는 틀에 가두면, 넌 늘 “안 읽으”면서 “읽었다는 티를 내세우느”라 바빠서 쭉정이가 돼. ‘독서력’ 같은 말을 하는 사람이 있는데, ‘읽는힘’이 있어야 할까? ‘읽는힘’을 키워야 할까? 힘으로 일하지 않고, 힘으로 일구지 않고, 힘으로는 살림하거나 사랑하지 않아. 힘은 늘 앞세우거나 내세우거나 자랑하거나 윽박지르거나 억누르거나 밀어붙이거나 괴롭히거나 따돌리는 데에서 부려. 힘을 쓰려고 하면 끝내 억지로 기울면서 죽음길로 달려가. 힘을 안 써도 된다는 뜻이 아니야. ‘힘으로’ 또는 ‘힘만으로’ 하려니까 자꾸 싸우고 부딪히고 다툰다는 뜻이야. 힘이 아닌 “마음에 담는 사랑”으로 할 노릇이지. 오늘 이곳을 가꾸려는 꿈을 바라보며 할 일이야. 힘을 쓰느라 힘이 닳는 셈인데, 마음을 쓸 적에는 마음이 닳지 않아. 눈빛을 틔울 적에 눈빛이 바래는 적이 없어. 사랑을 펼 적에 사랑이 마르지 않고. 이와 달리, 힘으로 하려고 들면 자꾸자꾸 힘들다가 힘겨워서 쓰러져. ‘책힘’을 찾으려고 하면 거꾸로 책하고 등지게 마련이야. 몸이 힘드니까 쉬고 싶거든. 힘빠진 몸이라 자고 싶지. 부디 ‘힘’이 아닌 ‘눈’으로 읽으면서 ‘빛’을 알아보기를 바라. 꿈과 사랑을 알아보려고 읽는 책이면 돼. 2026.10.23.쇠.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열두 달 소꿉노래》,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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