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6.10.18.


《세상은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

 최원형 글, 샘터, 2016.12.5.



바람이 세고 구름이 짙다. 저물녘에 실비가 듣는다. 그렇지만 비를 뿌리지는 않고, 바람만 물결처럼 큰소리로 일렁이다가 가라앉는다. 먼발치에서 번쩍하는 빛줄기가 땅으로 꽂지만 아주 멀다. 풀벌레와 개구리가 아직 운다. 이러다가 밤이 가깝자 비로소 빗소리가 흐른다. 이 작은시골도 조금은 씻어내는 빗줄기가 고맙다. 《세상은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를 되새긴다. “보이지 않는 끈”이라 여기는 분이 많은 듯하지만, “보이는 끈”이라 해야 맞지 싶다. 우리는 나무도 보고 풀꽃도 본다. 나비도 보고 벌도 본다. 바람도 보고 바다도 본다. 이미 둘레를 다 보는데 정작 “보이지 않는”이라는 꺼풀을 씌우느라 자꾸 등지는 듯하다. 새도 보고 구름도 보는데, 새가 깃들던 터전쯤 삽질로 얼마든지 밀어내면서 서울을 넓힌다. 논밭으로 알뜰히 일구던 땅도 하루아침에 삽질로 허물면서 자꾸자꾸 뚝딱뚝딱 올려세우기만 한다. 뭇숨결을 잇는 실을 볼 노릇이다. 이제껏 “안 보인다”는 핑계를 대면서 멀리한 숨빛을 바라볼 일이다. 이제부터 “다 보인다”고 노래하면서 풀꽃나무와 해바람비와 들숲메바다를 품어야지 싶다. 민낯도 보고 속빛도 들여다봐야지. 허울도 보고 알맹이도 보고 씨앗도 돌아봐야지. 보아야 봄이 오면서 가꾼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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