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6.10.15.


《우리가 우리를 우리라고 부를 때 : N번방 추적기와 우리의 이야기》

 추적단 불꽃 글, 이봄, 2020.9.23.



낮에 〈숲노래 책숲〉에 책을 옮기러 가니, 고흥교육지원청에서 들머리에 ‘철거 예정 통보문’을 큰판으로 박아 놓았다. 언제 이렇게 몰래 박았을까. 택시를 불러서 면소재지 나래터에 간다. 글월을 부치고서 발포바다로 간다. 이곳 빅토리아호텔 앞마당이자 모래밭에서 ‘글놀이꽃(시창작 수업)’ 모임을 꾸린다. 동시쓰기를 배우러 모인 아이들은 누가 말하지 않아도 스스럼없이 모래를 파고 쌓고 던지면서 신나게 논다. 한참 놀리고 나서 손발을 씻고서 둘러앉는다. 오늘 누린 바다놀이를 쪽종이에 저마다 적는다. 고흥에서 나고자란 분조차 느긋하게 바다마실을 하는 일이 드물거나 없다. 어린이도 어른도 숨돌릴 틈을 누리고서 숨쉴 짬을 낼 적에 비로소 눈과 마음과 귀와 입과 손발을 모두 틔울 만하다. 고흥군과 전남광주 교육청 분들도 부디 앞으로는 함께 바다마실·들마실·숲마실을 다니면서 글놀이꽃을 함께하기를 빈다. 《우리가 우리를 우리라고 부를 때》를 돌아본다. ‘우리’란 ‘끼리끼리’가 아니라, 하늘처럼 아우르는 사람을 가리킨다. 누구만 빼거나 넣지 않기에 우리라 한다. 이 별에서 살아가는 모든 숨붙이라서 우리이다. 돌도 풀도 나무도 우리요, 밉거나 싫은 사람도 우리이다. 반갑거나 고마운 사람도 우리에, 언니와 동생과 할매와 아기도 우리이다. 이와 같이 어우르는 숨빛을 잊으면 멍청하다고 한다. 우리 사이에는 아직 멍청하거나 얼뜬 이가 꽤 있다. 나랑 너도 아직 머저리일 수 있고, 맹추에 넋뜬 쳇바퀴일 수 있다. ‘N번방’은 그곳에만 있지 않았다. 모든 벼슬자리마다 멍청짓이 있고, 모든 나라 모든 감투에 멍청늪이 있다. 불꽃을 튀기며 멍청놈 여럿을 잡아낸 땀방울을 되새긴다. 그들은 고작 ‘꼬리’일 텐데, 앞으로는 ‘우두머리’를 싹싹 쓸어내어 집안일과 밭일만 서른 해쯤 시켜야 이 땅이 바뀔 만하리라 본다. 그들은 가두리에 집어넣는들 안 바뀐다. 밥짓기 옷짓기 집짓기 논밭짓기를 서른 해쯤 하면서 스스로 살림하는 길을 가야 비로소 조금 바뀌리라.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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