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풀잎 사이의 공간
마리아 호세 페라다 지음, 안드레스 로페스 그림, 제님 옮김 / 목요일 / 2024년 3월
평점 :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6.10.21.
그림책시렁 1895
《풀잎 사이의 공간》
마리아 호세 페라다 글
안드레스 로페스 그림
제님 옮김
목요일
2024.3.10.
풀이 한 포기만 돋을 때가 있습니다. 큰고장·서울처럼 빈틈 하나 없이 메마르고 빽빽한 곳에서는 풀씨 한 톨이 아슬아슬하게 뿌리를 내려서 가늘게 고개를 내미느라 꼭 한 포기가 나오곤 합니다. 그러나 풀은 푸릇푸릇 무리지어 어울리기를 즐깁니다. 뭇풀이 고르게 돋아서 보송보송 부드럽게 온누리를 덮으려고 하거든요. 함께살며 오붓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다면, 풀이 돋을 터전을 남기게 마련입니다. 함께사는 꿈을 잊는 마음이라면, 풀 한 포기조차 싹틀 자리가 없이 딱딱하고요. 《풀잎 사이의 공간》을 읽었습니다. “사이의 공간”은 무엇을 가리킬까요? 우리말 ‘사이’를 줄여 ‘새’라 하고, ‘새다’로 잇습니다. 흐르거나 빠져나갈 만하기에 ‘사이·새·새다’입니다. 새롭게 이을 길인 ‘사이·새’이기도 합니다. 풀이 돋는 사이에 눈뜨면 됩니다. ‘시·문학’이 아닌 ‘노래’를 하면 됩니다. 풀이 돋을 틈을 내면 됩니다. 틈을 내기에 움트고 자라지요. 풀이 돋는 곳이기에 사람도 살 수 있고, 풀이 돋는 자리라서 나무도 뿌리내릴 수 있습니다. 풀이 우거진 데라 새가 날아와서 노래하고, 풀이 넘실대는 터에 풀벌레가 가을빛을 곱게 들려줍니다.
#El espacio entre la hierba (2020년)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