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6.10.14.


《그래도 널 좋아해》

 아나 예나스 글·그림/김유경 옮김, 청어람미디어, 2021.7.29.



한가을이 깊다. 빨래를 하고 밥을 한다. 나무를 살피고, 새를 지켜본다. 아직 날아다니는 나비를 보고, 여태 노래하는 풀벌레를 찾아본다. 늦가을에 이르기까지 여러 풀벌레가 살고, 한겨울에도 뭇새가 마을과 숲을 오간다. 이 별은 사람만 있는 곳이 아닌 터라, 우리를 둘러싼 뭇숨결을 헤아리면서 고이 품을 적에 비로소 사랑을 찾는다고 본다. 낮나절에 나래터를 다녀온다. 저잣마실도 가볍게 한다. 저녁이 일찍 온다. 해는 한참 눕는다. 《그래도 널 좋아해》를 돌아본다. 아주 다른 두 아이가 아주 다르기에 즐겁게 어울리면서 놀다가, 아주 다른 티 하나로 틈이 생기더니 다시는 못 볼 사이로 틀어지는데, 한참 멀리하며 곰곰이 생각에 잠긴 끝에 ‘틈’과 ‘사이’가 무엇인지 되새기면서 새롭게 마주하는 줄거리를 상냥하게 들려주는 그림책이다. 빈틈이 없으니 대단할 수 있지만 그저 딱딱하거나 굳거나 고약할 수 있다. 틈이 있으니 허술할 수 있지만 바람도 해도 비도 말도 드나들면서 싹틀 수 있다. 틀어지는 틈을 바라나? 틔우는 틈을 그리나? 모든 모습은 늘 같다. 똑같은 틈이되, 바라보거나 다가서는 뜻에 따라서 마음에 다르게 담는다. 움트는 잎처럼 눈뜨는 이야기이다. 피어나려면 먼저 고이 자는 틈이 있어야 하지.


#Te quiero (casi siempre) (2015년) #AnnaLlenas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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