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6.10.13.
《썩은 도랑》
이케베 아오이 글·그림/박소현 옮김, 소미미디어, 2023.8.2.
새벽과 아침을 빗소리로 연다. 한가을 들어 첫비이다. 가볍게 가만히 들숲마을을 적신다. 한가을비가 오면서도 날은 폭하다. 밤에는 춥더라도 아침이면 따뜻하고 낮에는 살짝 땀이 돋는다. 오랜만에 집에서 고기밥을 차린다. 올해에는 처음이고, 지난해나 지지난해에 한 적이 있는지 가물거린다. 내가 하는 밥차림은 어릴적부터 지켜본 어머니 밥차림이 바탕이다. 함께 반죽을 하고 도마질을 하고 밑손질을 하던 손끝을 살려서 오늘 아이곁에서 밥 한 그릇을 짓는다. 어머니는 누구한테서 손길을 물려받았을까. 어머니한테 손길을 물려준 분은 누구한테서 손길을 이어받았을까. 《썩은 도랑》을 돌아본다. 도랑은 처음부터 썩지 않았지만, 도랑이 썩을 일은 처음부터 없었지만, 도랑물은 어느새 썩어서 고약하다고 한다. 기껏해야 쉰 해일까? 길어야 일흔 해일까? 우리는 푸른마을과 푸른집과 푸른손을 몽땅 팽개친 채 서울살이(도시생활)에 젖었다. 시골에서는 일자리도 이름자리도 없다고 여기고, 시골에서 꿈을 펴거나 사랑을 심는 길을 가르치는 길잡이나 어른마저 드물다. 스물∼예순 언저리 나이에만 몸담는 곳이라면 일터가 아닌 ‘쳇바퀴’이다. 여든이든 두온(200)이건 한결같이 살림을 잇는 곳에서 할 적에 비로소 ‘일’이라 할 수 있다.
#とぶがわ #池邊葵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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