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6.10.9.


《정치 문해력 : 투표하지 않는 것도 정치 참여일까?》

 김명정 글·이창우 그림, 철수와영희, 2026.10.10.



한글날을 맞이해서 어느 곳(신문)에서 〈숲노래 책숲〉 이야기를 싣겠다며, 어제낮에 갑자기 사진을 보내주기를 바랐다. 마침 고흥읍에 나가서 어린이하고 글놀이꽃(시쓰기수업)을 한창 할 때였는데, 숨돌리는 틈에 얼른 챙겨서 보냈고, 이튿날인 오늘 그곳은 딱히 글을 싣지는 않는다. 그러려니 해야지. 한글날은 ‘한글’이란 이름으로 새롭게 태어난 ‘우리글’을 바탕으로 살림살이를 누구나 스스로 새롭게 익히고 가다듬어서 홀로서기(일제강점기 독립운동)를 하자는 뜻을 기리는 하루이다. 요즈음은 ‘세종대왕 기리기’로 확 바뀌었지만, 밑뜻과 참뜻은 ‘홀로서기를 이루려는 살림짓기를 배우는 말글꽃’이었다. 이러다 보니 ‘바른소리(훈민정음)’하고 ‘한글’이 어떻게 왜 다른지 살피는 사람도 확 줄고, ‘한’이 무슨 밑뜻과 뿌리인지 짚는 사람도 드물다. 어린이한테 말글을 어질게 들려주는 어른도 그리 많지 않다.


《정치 문해력 : 투표하지 않는 것도 정치 참여일까?》를 곰곰이 읽는다. 아직 목소리를 밝힐 수 없는 어린이가 앞으로 열일고여덟 살에 이르면 어떻게 목소리를 낼 만한지 찬찬히 짚는 줄거리이다. 길(정치)에는 옳고그름이 없다. 옳고그름은 있을 수 없고, 있어도 안 된다. 그저 다른 길이 있게 마련이다. 왼쪽은 왼길이고 오른쪽은 오른길이다. 왼길이나 오른길 어느 쪽에 서야만 훌륭하거나 맞거나 옳거나 바르지 않다. 아니, ‘오른쪽 = 바른쪽 = 옳은쪽’이다. 굳이 옳은길을 바라면 오른쪽으로 가야 맞다. 그러나 이 삶터는 어깨동무(민주주의)를 바라본다. 어깨동무라는 길(정치)이라면, 옳은쪽으로만 갈 수 없다. 어깨동무이니, 왼발로 새길(진보)로 한 발짝 내딛고서, 오른발로 오래길(옳은쪽)로 두 발짝 디디면 된다. 왼발과 오른발을 갈무들면서 새길과 오래길이 나란하면 된다.


새길로만 가야 한다면, 집을 새로 짓고도 날마다 허물고 또 짓고 다시 허물고 또 지어야 한다는 뜻이다. 말이 되겠는가? 새로 집을 지었으면 오래오래 즐겁게 ‘살림짓기’를 하면서 ‘아이낳기 + 아이돌보기’를 할 노릇 아닌가? 아름답게 새로 지은 집이니 아이가 기쁘게 물려받을 보금자리를 숲빛으로 가꿀 일이기도 하다. 곧, 새집짓기 곁에는 반드시 오래살림을 둘 일이다. 오래살림을 이으려면 언제나 생각(새길)을 지어서 하루하루 새록새록 노래할 줄 알아야 한다.


삶에는 왼오른만 있지 않다. 왼오른이란 팔다리를 가리킨다. 팔다리는 몸통이 있어야 놀린다. 곧, 왼길과 오른길 어느 쪽으로든 가려면 몸(가운데)이 든든히 받쳐야 한다는 뜻이다. 다시 말하자면, 왼(30)과 오른(30)은 가운(40)이 한결 넓게 받쳐야 즐겁게 이 삶을 누린다는 뜻이다. 또는 왼(25)과 오른(25)을 맞추고서 가운(50)을 한결 듬직하게 세울 만하다. ‘투표하기’란 왼길을 먼저 하느냐 오른길을 먼저 하느냐 하고 가르는 삶이다. 그리고 ‘투표 안 하기(부동층·지지정당 없음)’란, 어느 쪽으로도 기울 수 없도록 둘(왼오른) 모두 엉터리이니, 엉터리를 떨어내고서 아름살림으로 거듭날 때까지는 그저 지켜보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쪽과 저쪽이 모두 멍청하거나 엉터리라면, 둘 다 안 찍어야 맞다. 다 엉터리인데 ‘덜 나쁘’거나 ‘덜 멍청’한 쪽을 뽑는다면, “덜 나쁘다는 시늉이되, 나란히 나쁜 놈”한테 벼슬을 쥐어준 꼴이다. “덜 멍청한 척이되, 나란히 멍청한 무리”한테 칼자루를 쥐어준 짓이다.


‘투표 안 하기(부동층·지지정당 없음)’를 하는 사람을 왜 나쁘게 봐야 하는지 묻고 싶다. 덜 나빠도 나쁜놈이요, 덜 멍청해도 멍청놈이다. 게다가 요즈음은 이쪽저쪽뿐 아니라 그쪽마더 나쁘거나 멍청하기까지 하다. 전라남도에 때려박은 ‘해상태양광·풍력’을 서울까지 이으려고 끝없는 빛줄(지상송전탑 + 해상송전선)을 놓는다며 ‘이명박 4대강 삽질’은 티끌만 하게 작은돈으로 보일 만큼 엄청나게 돈을 쏟아붓는데, 어쩐지 아무도 암말을 안 하는 듯싶다.


나는 김치도 김치찌개도 못 먹는다. 그렇지만, 낮에 김치찌개를 끓인다. 큰아이가 아주 맛있다고 말씀한다. 고맙다. 그러니까, 나는 김치와 김치찌개를 못 먹어도 김치를 담그고 김치찌개를 끓인다. 살림이니까. 보금자리를 짓고 가꾸고 노래하려는 삶이니까.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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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이 3초에 1만 유로씩 늘어" 파산 직전 프랑스…"덜 쉬자" 말 꺼내자 화염 휩싸인 파리 / SBS / AFTER 8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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