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아이를 그립니다
배소현 지음 / 오늘의기록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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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6.10.9.

인문책시렁 509


《매달 아이를 그립니다》

 배소현

 오늘의기록

 2025.9.9.



  두더지와 사람이 살갑게 사귈 수 있는 곳이라면, 아름다운 마을과 숲과 나라로구나 싶습니다. 새와 사람이 새롭게 어울리는 터전이라면, 즐거운 집과 들과 별이로구나 싶습니다. 사람만 빼곡한 곳은 어쩐지 사납습니다. 사람 곁에 나무가 설 적에 비로소 사랑스럽습니다. 사람만 붐비는 데라면 아무래도 차갑습니다. 사람 곁에 나비 한 마리가 날면서 풀꽃나무가 짙푸른 데라야 참하면서 푸근합니다.


  《매달 아이를 그립니다》를 돌아봅니다. 아이하고 지내는 삶 가운데 한 달에 한 가지 이야기를 추슬러서 그림노래로 묶습니다. 곁에 찾아온 아기를 품고서 하루하루 살림을 꾸리다 보면, 모든 하루가 새롭고 놀랍게 사랑으로 피어나는 줄 알아채게 마련입니다. 온누리 모든 어버이는 ‘아이돌봄길’을 ‘하루꾸러미’로 엮을 만합니다. 모든 하루가 새롭기에 하루에 한 가지 이야기만 골라서 ‘한해살림(365가지 살림 이야기)’으로 남길 만하거든요.


  그런데 다달이 아이 이야기를 한 가지씩 고른 《매달 아이를 그립니다》를 펴면, ‘마음’보다 ‘몸’에 더 눈이 가는 듯합니다. 아이가 하루하루 가꾸는 ‘속빛’보다 ‘겉모습’을 더 지켜보는 듯합니다. 아무래도 하루가 다르게 몸이 크기 때문에 몸과 겉모습을 더 볼 수 있습니다만, 아이돌봄길을 들려주려는 꾸러미라면 ‘몸’ 이야기는 줄이면서 ‘마음’ 이야기로 엮는 길이 나으리라고 느낍니다.


  아이뿐 아니라 어른도 몸이 자랍니다. 누구나 늘 몸이 자랍니다. 마흔 살이건 여든 살이건 몸이 자라요. 몸이 안 자라면, 밤에 잠들려고 눕자마자 죽습니다. 우리 몸은 늘 자라기에 밤에 잠들고서 아침에 일어날 적에 멀쩡해요. 아이들은 늘 자랄 뿐 아니라 부피고 늘기 때문에 좀더 유난해 보일 뿐입니다.


  아이는 어른과 어버이를 겉몸이나 겉모습으로 따지지 않습니다. 아이는 어른과 어버이를 속마음으로 마주하고 품고 사랑합니다. 우리는 어른이자 어버이로서 ‘아이 눈망울’에 흐르는 빛을 느끼고 받아들이고 익히면서 새삼스럽게 이야기꽃으로 돌려줄 노릇입니다. 그래서 “날마다 아이 마음을 읽을게요”라든지 “다달이 아이 눈빛을 그릴게요”라든지 “해마다 아이 손끝을 담을게요”처럼, 아이하고 어울리는 마음과 눈빛과 손끝을 나누는 살림길을 지켜볼 적에, 이슬받이라는 길동무 노릇을 톡톡히 할 수 있습니다.


ㅍㄹㄴ


나도 어릴 때 양말을 그리 자주 갈아 신어서 엄마 속을 썩였다는데, 이런 것도 닮는 건가? ‘나 정도면 착한 딸’이라고 생각하며 자랐는데, 아이를 낳고 키워 보니 그건 절대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 (만 28개월/23쪽)


보조바퀴가 달린 두발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된 주원이. 킥보드에 이어 자전거를 탈 때도 정말 감동했다. (만 46개월/59쪽)


아빠가 공부하는 방에 들어가 펜을 갖고 나와서 집안 여기저기 몰래 숨겨두는 놀이를 좋아하던 주원이는 아빠가 퇴근하고 돌아오면 “아빠, 펜이 다 없어졌지?” 하며 깔깔거렸고, 주원아빠는 짜증도 내지 않고 그걸 찾아주는 놀이를 해주었다(나였다면 짜증을 냈을 것 같다). (만 51개월/69쪽)


난 영화관에서 자막 버전으로 〈엘리멘탈〉을 먼저 보고, 주원이랑 한 번 더 가서 더빙 버전으로 보고, 우리 셋이 집에서 자막 버전으로 한번 더 관람했다. 주원이가 이 영화를 두 번이나 보고 싶어 할 줄은 몰랐다 (만 109개월/183쪽)


+


《매달 아이를 그립니다》(배소현, 오늘의기록, 2025)


분리불안도 떼고, 라포도 쌓고, 자연스럽게 대화도 많이 할 수 있어서 좋았다

→ 근심걱정도 떼고, 두런두런하고, 이야기도 술술 할 수 있어서 즐겁다

→ 걱정하지도 않고, 사근사근하고, 얘기도 가만가만 할 수 있어서 낫다

→ 떨지도 않고, 사귀기도 하고, 가만가만 얘기할 수 있어서 기쁘다

11


이 책의 주인공인 나의 아이 이름은

→ 이 책에 나오는 우리 아이 이름은

13쪽


각 그림 속에 있는 숫자는 아이의 월령이다

→ 그림마다 아이 달나이를 적는다

→ 그림에는 아이가 몇 달인지 쓴다

→ 그림에 아이 달살이를 밝힌다

13쪽


단어와 단어를 연결할 수 있게 되었고 언어적 표현력이 더 풍성해졌다고 기록되어 있다

→ 낱말과 낱말을 이을 수 있고 말솜씨가 더 늘었다고 적었다

→ 말과 말을 이을 수 있고 말빛이 더 넉넉하다고 담았다

17쪽


족욕을 하며

→ 발을 씻으며

→ 발씻이 하며

27쪽


주원이가 그린 두족인(사람의 머리 부분을 크게 그리고 몸통을 생략하고 팔다리를 얼굴에 연결시켜 묘사하는 것)

→ 주원이가 그린 머리사람(머리는 크게 하고, 몸통은 지우고, 팔다리를 머리에 붙인 그림)

→ 주원이가 그린 머리발(몸통은 없이 머리에 팔다리를 붙인 그림)

→ 주원이가 그린 난쟁이(몸통은 빼고서 머리에 팔다리를 붙인 그림)

63쪽


첫 유치가 빠진 주원이 … 처음 젖니를 뺄 때는

→ 첫 젖니가 빠진 주원이 … 처음 젖니를 뺄 때는

→ 배냇니가 빠진 주원이 … 처음 젖니를 뺄 때는

99쪽


우체국에 가는 날은 우리의 특별한 외출 데이였다

→ 날개터에 가는 날은 즐겁다

→ 나래집에 가는 날은 신난다

115쪽


짧은 게 포인트라고 하면서

→ 짧아야 한다면서

→ 짧아야 멋이라면서

→ 짧기에 꽃이라면서

143쪽


가시에 쏘이는 해프닝도 있었지만 괜찮아서 정말 다행이었다

→ 가시에 쏘이는 일도 있었지만 안 다쳐서 참말 한숨돌렸다

→ 가시에 쏘이는 사달도 있었지만 멀쩡해서 그저 숨돌렸다

151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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