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말하는 대로



“말하는 대로 된다”는 대목을 아니? 다만 “말하는 시늉”으로는 시늉이 될 뿐이야. “말하는 척”을 하면, “되는 척”일 뿐이지. “말하는 대로”란 “마음 그대로”를 가리켜. 꾸미거나 덧씌운 껍데기가 아닌, 가꾸고 일구는 씨앗이 무럭무럭 자라나고 굵으면서 익는 결일 적에, 비로소 “말하는 대로 = 마음 그대로”란다. 냇물이 어떻게 흐르니? 바다가 어떻게 물결치니? 잎이 어떻게 돋아? 아기는 어떻게 기고 서고 걸을까? 흰새가 개구리를 사냥하려고 논에 내려앉고서 찬찬히 걷는구나. 제비가 거미와 모기를 낚으려고 날렵하게 바람을 가르네. 사마귀가 슥 팔을 내밀어 파리를 잡는구나. 흰새는 개구리를 먹기에 개구리가 되지 않아. 제비는 거미나 나비를 먹기에 거미나 나비가 되지 않아. 사마귀는 파리를 먹든 메뚜기를 먹든 그대로 사마귀야. ‘무엇’을 먹는지 살필 노릇이되, 먹으면서 ‘무슨’ 마음인지 생각할 노릇이란다. 굶든 먹든 네 몸은 같아. 일하든 놀든 네 몸은 한결같아. ‘무엇’을 하기 때문이 아니라, ‘무슨’ 마음을 바라보고 길어올려서 몸에 입히느냐에 따라 달라. 스스로 “사랑빛을 짓고 나누는 사람”인 줄 안 바라볼 적에는 ‘사람아닌’ 모습인 ‘사납빼기’로 뒹굴어. 굶든 먹든 놀든 일하든 무엇을 하든, 네가 스스로 “사랑빛을 짓고 나누는 사람”인 줄 바라보기에, 너는 늘 사랑이요 사람이야. 논에 심어도 밭에 심어도 ‘벼’야. 시골에서도 서울에서도 나란히 ‘새’야. “말하는 대로” 살아가는 사람이 있고, “말하는 시늉”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있어. 마을을 길어올리며 살아가기에, 마음 그대로 말하는 사람이 있어. 마음을 잊고 등지면서 시늉·흉내·척으로 꾸미는 사람이라면, ‘삶’이 없겠지. 너한테 무엇이 있는지 바라보렴. 2026.7.6.달.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열두 달 소꿉노래》,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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