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근육질



틀림없이 말로 일구게 마련인데, 마음에도 없이 겉으로 읊는 말에는 아무 빚이 없어. 빛나지 않는 껍데기로 읊기만 하는 말이라면 살림길하고 멀 뿐이야. 겉으로는 사람이라는 몸을 쓰지만, 정작 왜 사람인지 헤아리지 않느라 ‘힘살(근육질)’만 키우는 무리가 있어. 빨리 죽으려고 뛰어드는 짓이지. 삶이라는 길에 빛씨를 심을 뜻이 없느라 제 몸을 활활 태워서 부풀리는 짓이기도 해. 넌 힘살이 울퉁불퉁해야 좋다고 여기니? 힘살을 키워서 어디에 쓰려고 하니? 네가 둘레를 보면 알 텐데, 멧돼지나 사슴이나 범이나 곰은 일부러 힘살을 늘리는 멍청한 짓을 안 해. 그저 멧골을 오르내리고 멧길을 다니는 사이에 알맞게 붙는 힘살이야. 살아가는 곳에서 숱한 길을 새롭게 가는 동안에 차근차근 붙는 힘살이지. 네가 아이라면, 땀나도록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사이에 힘살이 붙어. 네가 어른이라면, 구슬땀으로 일하고 살림하는 동안에 힘살이 붙지. 놀이하는 아이한테 붙는 힘살은 스스로 빛나는 새길을 밝혀. 일하고 살림하는 어른한테 붙는 힘살은 스스로 사랑하는 생각을 틔워. 몸뚱이만 키우는 힘살이라면 몸이 닳고 머리가 굳는단다. 몸집을 늘리는 힘살이라면 남한테 자랑하고 우쭐대면서 주먹을 휘두르는 짓으로 불거져. 즐겁게 일하고 살림하며 돈을 버는 사람은 ‘살림돈’을 기쁘게 이웃과 나누면서 함께 웃는단다. 크기·부피·덩치를 키우는 힘살마냥 ‘재산’이라는 이름으로 돈을 늘리는 사람은 ‘죽음돈’을 혼자 거머쥐느라 너무 무거워서 스스로 지치고 지겨운 나머지 일찍 쓰러지지. 신나게 뛰노는 아이는 아무리 땀흘리며 놀아도 안 지치고 안 힘들기에, 노는 내내 노래하고 웃는단다. 2026.9.16.물.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열두 달 소꿉노래》,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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