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비존재 非存在
비존재에 대한 사유를 통해서 → 없는빛을 생각해서 / 빔을 헤아려서
존재냐 비존재냐 → 있느냐 없느냐 / 계시냐 안 계시냐
비존재로 존재하시는 → 비면서 계시는 / 없으며 있으시는
단순한 비존재의 상태일 뿐 → 그저 비었을 뿐 / 그저 허방일 뿐 / 그냥 없을 뿐
우리 낱말책에 없는 ‘비존재(非存在)’는 그냥 일본말입니다. 이 일본말은 ‘없다·없어지다·있지 않다·나지 않다·안 나다’나 ‘없는집·없는집안·없는꽃·없는빛·없는사람·없는놈’으로 고쳐씁니다. ‘비다·빈·빔·빈짓’이나 ‘빠지다·아예 없다·안 계시다’로 고쳐쓰고요. ‘허깨비·허튼·허튼것·허튼놈·허튼이·허튼짓’이나 ‘허튼말·허튼소리·허튼얘기·허튼바람·허튼일’로 고쳐쓸 만합니다. ‘헛것·헛되다·헛다리·헛바람·헛발·헛발질’이나 ‘헛소리·헛말·헛이름·헛심·헛물·헛짓·헛짚다·헛헛하다’으로 고쳐써도 어울립니다. ‘티없다·티끌없다·틈없다’로 고쳐써도 되고요. ㅍㄹㄴ
이 비국민(비존재)들은 징용도 되지 못하는 존재, 다시 말해 법적·제도적 대상으로 인식되는 것이 아니라, 법이 필요없는 무법적 존재, 즉 필요하면 그냥 집어다 쓰는 물건 같은 것으로 존재한다는 얘기야
→ 이 막것(없는놈)은 끌려가지도 못하는 사람, 다시 말해 나라에서 살피지 않고 그냥 쓸모에 따라 집어다 쓰는 목숨이라는 얘기야
→ 이 헛것(허깨비)은 데려가지도 않는 녀석, 다시 말해 나라에서 팽개쳐 놓다가 그냥 그때그때 집어다 쓰는 사람이라는 얘기야
→ 이 고얀놈(빈몸)은 붙잡지도 않는 놈, 다시 말해 나라에서 내버려두다가 그냥 때에 따라 집어다 쓸 뿐이라는 얘기야
《조선인 강제연행》(도노무라 마사루/김철 옮김, 뿌리와이파리, 2018) 24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