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6.9.20.


《스스로 생각하는 아이》

 안노 미쓰마사 글/황진희 옮김, 한림출판사, 2019.7.10.



엊저녁은 온몸이 뻑적지근해서 일찍 드러누워서 천천히 풀려고 했다. 작은아이가 “좀 주물러 줄까요?” 하고 묻기에 “그러시면 고맙지요.” 하고 얘기했다. 작은아이는 한참 주무르고 토닥였다. 토닥손길을 받고서 이모저모 살아난다. 밤에는 개운하게 일어났고, 오늘 새벽에도 즐겁게 깨어난다. 어제부터 살림집 책더미를 확 추스른다. 두 아이가 밥살림을 맡아 주니 한결 홀가분히 책살림을 돌본다. 아이랑 어버이는 동무로 어울리면서 즐겁다. 함께 자라면서 나란히 어른으로 피어나는 사이를 일군다.


《스스로 생각하는 아이》를 읽었다. 요새는 ‘안노 미쓰마사’라는 이름조차 모르는 분이 꽤 많은 듯싶다. 새로 나오는 귀엽거나 ‘올바르다’는 붓끝에 밀리는 얼거리이다. 스무 해쯤 앞서만 해도 ‘귀염그림·올바름뜻’을 담으려는 그림지기는 많지 않았다. 예전에는 아이어른이 함께 생각하고 살림하며 사랑하는 보금자리와 들숲메바다와 마음이 무엇인지 밝히는 이야기를 담으려는 그림지기가 많았다. 이제는 ‘스스로 생각하는 아이’ 곁에 서려는 ‘스스로 생각하는 어른’이 확 줄었다. ‘아이사랑’이 아닌 ‘아동학대 방지’라는 틀이 서면서 거꾸로 막말과 막짓이 흘러넘치고, 각다귀(촉법)까지 늘어난다.


함께 짓는 사랑을 살피지 않는다면, 함께 가꿀 살림을 그리지 않는다면, 아무리 뛰어난 틀(법·제도)이 있더라도 살아날 길이란 없다. 얼핏설핏 귀염그림은 이렁저렁 토닥이거나 달래는 시늉으로 그칠 뿐, 우리 삶에 빛이나 소금 노릇을 하지 않는다. 올바르다는 목소리로도 착하거나 참하거나 아름답게 피어나는 씨앗하고 멀다. “하지 마!”나 “이렇게 해!”가 아닌, “함께 걷자.”에 “함께 일구자.”에 “함께 그리자.”고 하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들을 일이라고 본다. 날마다 새롭게 배우기에 생각한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언제나 새록새록 배운다. 날마다 새롭게 눈뜨기에 사랑한다. 스스로 사랑씨앗을 심으니 늘 새롭게 날갯짓한다.


#かんがえる子ども #安野光雅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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