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둘 다 쥘래



둘 다 쥐려고 하면 될까 안 될까? 둘 다 쥐면 무슨 일이 생길까? 이쪽과 저쪽 모두 마음에 들기에 어느 한쪽을 못 고르며 갈팡질팡하다가 어느 쪽도 못 고르곤 해. 네 몸으로 갈 길은 하나인데, 이쪽도 가고 싶으면서 저쪽도 가고 싶으면 어떡할 노릇일까? 두 가지 앞에서 고를 적이건, 하나만 있을 적이건, 아무것도 없구나 싶을 적이건, 너는 늘 ‘할거리’를 생각할 노릇이야. “내가 스스로 하려는 일”을 그려서 바라보아야지. 그런데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다”라 하면, 이런 말은 ‘그림’이나 ‘꿈’이 아니야. ‘멋대로’나 ‘아무렇게나’란다. 스스로 ‘나’를 어떻게 가꾸면서 나아가려는 길인가 하고 살펴야지. “돈도 쥐고 이름도 쥘래”라든지 “이 사람과도 만나고 저 사람과도 만나야지”라든지 “한 그릇도 먹고 두 그릇도 먹어야지” 같은 말을 놓으려 하면, 다 어긋나게 마련이야. 너(나)는 “둘 다 쥐느냐”나 “하나만 쥐느냐”나 “하나도 안 쥐느냐”가 아니라 “왜 쥐려 하느냐”와 “쥐면서 무엇을 하려느냐”라는 두 가지를 생각해서 ‘한길’과 ‘할거리’를 그릴 노릇이지. 이쪽을 고르든 저쪽을 고르든 대수롭지 않아. 한길을 걸어가는 할거리를 그릴 적에, 너 스스로 네 손에 스며들거나 깃드는 빛이 있어. 너(나)는 꿈으로 그려서 찬찬히 손에 둘 빛을 바라볼 노릇이야. 그러니까 “둘 다 가져야 좋다”나 “어느 쪽이라도 가져야 좋다”처럼 바라보면 빈몸으로 뒹굴게 마련이야. “아무것도 안 쥐어도 좋다”처럼 바라보아도 그저 빈털터리로 뒹굴고. 무엇을 ‘쥔다’는 뜻이 아닌, 무엇을 쥐며 살아갈 ‘나’로서 어떤 ‘마음’이기를 바라는지 그릴 노릇이야. 너(나)는 어디에 있니? 너(나)는 어느 길을 어떤 말짓과 몸짓과 눈짓으로 가려는 꿈이니? 꿈이라는 씨앗을 심으면 네 앞에 온길이 활짝 열릴 테니, 이 길을 곧게 가면 돼. 2026.9.17.나무.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열두 달 소꿉노래》,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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