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하스를 먹는 시간 - 제9회 문학동네동시문학상 대상 수상작 ㅣ 문학동네 동시집 83
조정인 지음, 전미화 그림 / 문학동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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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 문학비평 . 시읽기 2026.9.22.

노래책시렁 567


《웨하스를 먹는 시간》

 조정인 글

 전미화 그림

 문학동네

 2021.10.11.



  어린이가 스스로 놀이를 찾아내거나 동무하고 새롭게 뛰노는 나날하고 아주 끊긴 오늘날이라 할 만합니다. 참말로 이제는 어린이가 놀이를 스스로 생각해서 즐기는 때를 감쪽같이 잊었구나 싶습니다. 고작 서른 해쯤만 앞서도 ‘어린이놀이’가 있었고, 마흔 해 앞서까지도 그냥 ‘놀이’라는 말이 흔했습니만, 이제는 놀려면 따로 돈을 들여야 하고, 놀이동무조차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웨하스를 먹는 시간》은 놀이와 놀이터와 놀이동무와 놀이짬과 놀이노래가 모조리 사라진 요즈음에 맞춰서 ‘집짐승(반려동물)’을 귀염귀염으로 마주하며 마음을 달랠 수 있다는 줄거리를 언뜻선뜻 비추는 얼거리입니다. 놀이가 사라진 요즈음이라 여기기에 놀이가 없이 밋밋한 글이 나타나고, 노래하고 먼 채 귀엽거나 예쁘장하게 말을 보태거나 붙이면서 겉으로만 좋아 보이는 ‘동시문학’이 크게 또아리를 틀기도 합니다. 우리가 어른이라면 어른으로서 일하는 모든 곳이 아이를 곁에 두면서 놀이빛을 물려줄 만하게 가꿀 노릇입니다. 우리가 어른이라면 어른답게 사랑으로 하루를 지으면서 어린이 누구나 스스로 해바라기와 별바라기와 숲바라기부터 느긋이 누릴 터전을 찾아보고 알려줄 노릇입니다. 귀염짐승과 귀염말과 귀염책이 아닌, 살림길과 소꿉노래와 푸른터를 되찾을 글과 그림을 펴야 하지 않을까요?


ㅍㄹㄴ


내가 물구나무를 설 때 / 세상 모든 나무는 물구나무 (물구나무/17쪽)


이렇게 아름다운 것 세 가지가 모여 태어난 게 바로 고양이란다 (웨하스를 먹는 시간/21쪽)


그런데, 새가 와 줄까? // 언젠가 길고양이 밥을 들고 간 곳에 / 쉬잇, 호젓한 까치가 / 고양이 물그릇에서 물을 찍어 올리는 거야. (새를 기다리기로 했다/28쪽)


꿈속의 내가 / 강아지 꿈속으로 놀러 갔어. / 우리는 포근포근 달빛을 밟았어. (달빛 밟기/46쪽)


+


《웨하스를 먹는 시간》(조정인 글·전미화 그림, 문학동네, 2021)


시를 쓰도록 길러진 원형공간이 있다고 해

→ 노래를 쓰려고 기른 밑꽃이 있다고 해

→ 노래를 쓸 만큼 기른 바탕이 있다고 해

7쪽


하늘은 높고 푸르렀지

→ 하늘은 높고 파랗지

8쪽


작지만 분명한 행복을 발견하고 누리게 된다면 정말 좋겠다

→ 작고 즐겁게 빛을 찾고 누리면 반가운 노릇이다

→ 작으면서 기쁘게 빛을 만나고 누리기를 바란다

→ 작지만 밝게 빛을 마주하고 누리기를 빈다

9쪽


돌연 온물결을 찢고

→ 문득 온물결을 찢고

→ 퍼뜩 온물결을 찢고

19쪽


제가 고양이인 걸 어렴풋이 알아차린 것 같은 희미한 발표

→ 제가 고양이인 줄 어렴풋이 알아차린 듯 가녀린 말

→ 제가 고양이인 줄 어렴풋이 알아차린 듯 가늘게 한마디

25쪽


초승달처럼 예쁜 미소 하나를 네 얼굴에 새긴 걸까

→ 조각달처럼 예쁘게 웃는 빛을 네 얼굴에 새겼나

→ 눈썹달처럼 예쁘게 네 얼굴에 웃음을 새겼을까

26쪽


열매들의 둥긂은 맨 처음 누가 꿈꾼 것일까

→ 둥근 열매는 맨 처음 누가 꿈꾸었나

→ 열매는 둥근데 맨 처음 누구 꿈일까

31쪽


감쪽같이 잠잠한 표정 아래 흰 물새알이라도 감춘 것 같다

→ 감쪽같이 잠잠한 얼굴에 흰 물새알이라도 감춘 듯하다

→ 감쪽같이 잠잠한 얼굴이고 흰 물새알이라도 감춘 듯싶다

34쪽


단발머리 그녀는 나를 아롱이라 부른다

→ 귀밑머리 아이는 나를 아롱이라 부른다

→ 몽당머리는 나를 아롱이라 부른다

→ 깡동머리는 나를 아롱이라 부른다

60쪽


오늘의 거울 속엔

→ 오늘 거울엔

→ 오늘 거울에 비친

66쪽


이사 온 지 일주일밖에 안 돼서

→ 여기 온 지 이레밖에 안 돼서

→ 온 지 일곱 날밖에 안 돼서

72쪽


쏴아 빗소리가 환해졌어

→ 쏴아 빗소리가 환해

82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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