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시간이 없어서
말이 안 되는 “시간이 없다”란 말이지. 늘 흐르고 누리고 지내는 ‘틈·하루’이거든. ‘없는’ 사람은 없어. ‘없다고 여기는’ 사람만 있어. 없다고 여기느라 짬도 틈도 하루도 돌아보지 않는 채 지나가. 없다고 여기는 사이에 온하루가 허둥지둥 흘러가. “시간이 없다”고 여긴다면 곧 죽을 테지. 숨쉴 틈이 없고, 자라며 배울 틈이 없고, 사랑하며 살림할 틈이 없을 테니까. 안 하려는 뜻이라면 안 할 노릇이야. 안 하려는 뜻을 밝히지 않으면서 “시간이 없다”고 하는 말을 앞세우면, 앞으로 “하려는 일”이 있더라도 참으로 “하려는 일을 할 틈이 없”단다. 스스로 말씨를 심거든. 둘레에서 마음을 쓰며 함께하기를 바란다고 물어볼 적에 “시간이 없다”는 핑계는 안 대야 해. 핑계조차 아니니까. 뜻이 있기에 할 수 있고, 뜻이 없기에 할 수 없어. 함께하는 마음이기에 하고, 함께 안 하는 마음이기에 안 하지. 네(내)가 스스로 “시간이 없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면 할수록 스스로 ‘목숨날’을 갉아. 너는 참으로 “시간이 없”기를 바라니? 너는 틈이며 하루가 없이 꽉 막히기를 바라니? 틈이 있기에 틔우면서 살아가지. 하루가 있기에 하늘을 머금으면서 생각하고. 오늘이 있기에 바로 이곳에서 이제부터 움직여. 혀에 얹어서 소리를 낼 말은, 언제나 마음과 몸을 나란히 살리는 길이어야 하지. 너는 늘 너 스스로 살리거나 죽여. 너는 늘 너 스스로 깨우거나 재워. 너는 늘 너 스스로 일어나거나 지쳐. 하려는 모든 짓(일·놀이·길·뜻·꿈)을 말로 그릴 노릇이야. “마음에도 없는 소리”로 치레하거나 꾸미는 말은 모두 삼갈 노릇이야. 뜻을 찾는 틈을 내렴. 길을 걷는 짬을 내렴. 사랑하는 하루를 살렴. 생각할 겨를을 두고서 움직이렴. 2026.9.9.물.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열두 달 소꿉노래》,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