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6.8.19. 시골내기 서울로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도서박물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시골내기가 서울로 가는 길에 이모저모 잔뜩 챙깁니다. 맨 먼저 새벽소리를 챙깁니다. 읍내만 나가도 새소리가 드물고, 시외버스를 달리면 새소리가 사라지며, 서울에 닿으면 쇳소리(달구지가 넘치는 시끌소리)가 가득하거든요. 새벽을 닫는 풀벌레와 밤새가 들려주는 소리부터 마음에 담고서, 새벽을 여는 낮새와 매미소리를 나란히 몸에 얹습니다.
이윽고 별빛을 온눈에 담습니다. 서울은 매캐한 기운이 하늘을 가릴 뿐, ‘별없밤’은 없습니다. 다만, 별없밤처럼 보이는 서울에서도 별을 그리려고 밤새 별빛을 오롯이 담아요. 이러고서 우리집 풀꽃나무를 하나씩 쓰다듬으면서 온손에 풀내음을 담습니다. 이른새벽에 샘물로 땀을 씻어내고 머리를 감으면서 숲빛을 추스릅니다.
시골내기는 뚜벅뚜벅 걷습니다. 책짐을 이고 지면서 다닙니다. 갈수록 등짐차림인 이웃이 줄어들기에, 저처럼 큰등짐을 이고 지고 팔뚝에 거는 차림새는 마실꾼(외국관광객)으로 여기는 듯합니다. 한글만 적힌 판(키오스크)으로 종이(버스표)를 척척 끊으면 옆에서 도움이가 구경하다가 “외국인이 잘만 뽑네?” 하고 한마디를 읊습니다. 읊거나 말거나 아랑곳하지는 않습니다.
그나저나 오늘(8.19.) 새벽에 옆마을 첫 시골버스를 잡으려고 논둑길을 신나게 달리다가 왼뒤꿈치에 쥐가 세게 올랐습니다. 시골버스에 자리잡고 앉자마자 송곳으로 쑤시는 듯했고, 읍내에서 내리니 걸을 수 없고, 어찌저찌 시외버스에 가까스로 탔으나, 서울까지 달리는 한나절(4시간 30분) 내내 왼뒤꿈치를 부여잡고서 주무르고 풀고 쓰다듬었습니다. 절뚝이며 걷고, 걷다가 쉬고, 다시 절뚝이며 걸었습니다. 앓으면 새몸으로 거듭나고, 아프면 새몸으로 태어납니다. 실컷 아프면서 눈물이 찔끔찔끔 걷다가 시골집으로 돌아가면 푸른노래를 맞아들이면서 천천히 달래려고 합니다. 다만, 곧(8.25.) 다시 서울길을 가야 하니, 그날 그때에는 논둑길을 달리지 말자고, 살며시 걷자고 생각합니다.
ㅍㄹㄴ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8525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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