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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 때도 질 때도 동백꽃처럼
이해인 지음 / 마음산책 / 2014년 11월
평점 :
숲노래 노래꽃 / 문학비평 . 시읽기 2026.7.8.
노래책시렁 556
《필 때도 질 때도 동백꽃처럼》
이해인
마음산책
2014.11.25.
덩굴줄기가 지붕으로 타고오르더니 어느새 동그랗게 열매를 맺으면서 차츰 부피를 키우는 ‘박’이 있습니다. 밝게 빛나듯 맺는 열매요, 속을 파서 ‘바가지’로 삼습니다. 이 땅에는 ‘박’을 붙인 숨결이 무척 많아요. 사람 곁으로 찾아들어 노래하는 ‘박새’가 있습니다. 박새 갈래로 ‘쇠박새’하고 ‘동박새’가 있어요. 동박새가 내려앉아서 꽃을 쪼는 나무가 있으며, 동박새는 제 몸집보다 크다고 할 소담스러운 꽃송이에 폭 파묻히듯 꽃꿀을 누립니다. 이 꽃나무는 ‘동박나무’입니다. 《필 때도 질 때도 동백꽃처럼》을 돌아봅니다. 우리는 먼 옛날부터 작은새가 들려주는 노래를 누렸고, 동박꽃이 지고서 열매가 굵으면 살뜰히 건사해서 기름을 짰습니다. 나물이며 밥으로 삼는 나무가 있다면, 열매에 잎을 누리는 나무가 있습니다. 울타리로 두는 나무가 있고, 나중에 집을 짓거나 세간을 짤 적에 몸(줄기)을 얻는 나무가 있어요. 땔감으로 고마운 나무가 있고, 그저 푸른내음이 반가운 나무가 있습니다. 다 다른 숱한 나무를 저마다 다르게 품으면서 고맙게 맞이하던 살림입니다. 온갖 새와 온갖 나무를 하나하나 짚고 마주할 적에는, 이 별에서 함께 살아가는 모든 사람을 한마음으로 품는 길도 나긋나긋 풀어낼 테지요. 모든 노래는 이 삶에 있습니다.
ㅍㄹㄴ
나의 진정한 아픔은 / 아무도 모른다 / 알 수도 없다 // 그 무엇도 그 누구도 / 원망하면 안 되는 것 알지만 / 괜히 노엽고 / 괜히 서운하고 / 괜히 슬프고 (아픈 날의 일기/174쪽)
생명의 주님 / 오늘 하루도 / 저의 환자들을 / 잘 돌볼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 (의사의 기도/19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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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 때도 질 때도 동백꽃처럼》(이해인, 마음산책, 2014)
짧은 시들이 생각보다 많이 쓰였습니다
→ 뜻밖에 노래를 짧게 많이 썼습니다
9
더 깊어진 눈빛으로 당신을 사랑한다고
→ 더 깊이 그대를 사랑한다고
→ 더 그윽한 눈빛으로 널 사랑한다고
54
사랑의 말을 많이 해도 사랑과는 거리가 먼 냉랭함이 전해지는 사람이 있지
→ 사랑으로 말을 해도 사랑과는 멀어 차가운 사람이 있지
→ 사랑말을 속삭여도 사랑과는 멀며 싸늘한 사람이 있지
92
오래도록 무덤 속에 계신데
→ 오래도록 무덤에 계신데
130
원망하면 안 되는 것 알지만 괜히 노엽고
→ 미워하면 안 될 텐데 어쩐지 골나고
→ 싫어하면 안 될 텐데 그저 뿌루퉁하고
174
화해의 악수를 청해도 지금은 아니라면서 악수를 거절할 때
→ 그만하자 손내밀어도 이제는 아니라면서 손사래칠 때
→ 풀자며 맞잡자 해도 아직은 아니라면서 고개저을 때
190
생명의 주님
→ 빛나는 그님
→ 숨결인 빛님
→ 살리는 밝님
197
오늘부터 동복 착용
→ 오늘부터 겨울옷
250
요즘은 피곤한 것보다는 조금 더 다른 종류의 불편함이 나를 힘들게 한다
→ 요즘은 지쳐서보다는 조금 거북해서 힘들다
→ 요즘은 고단하기보다는 좀 지끈거려서 힘들다
→ 요즘은 나른하기보다는 좀 언짢아서 힘들다
252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