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6.6.24.
《치마를 입은 아빠》
이나무 글·박실비 그림, 이숲아이, 2024.2.10.
아침에 해가 나는가 싶더니 새삼스레 구름이 덮는다. 낮에 큰아이랑 큰쓸이(대청소)를 한다. 큰쓸이를 마칠 즈음 실비가 살짝 듣는 듯하다. 오늘도 멧비둘기는 후박알을 쪼러 마당에 내려앉는다. 까마귀는 후박알을 훑으면서 즐겁게 “과아악 고르르 고르르” 소리를 낸다. 새는 열매를 쪼면서 으레 떨어뜨린다. 마당에 서서 나무 곁에 있으면 새가 떨어뜨리는 열매가 톡톡 구른다. 우듬지에 맺은 열매는 새가 따주는 셈이라 여기면서 가만히 주워서 느긋이 누린다. 《치마를 입은 아빠》를 돌아본다. 치마는 누구나 두르면 되는 옷이다. 가시버시를 가려야 할 옷이 아니다. 바지는 누구나 꿰면 되는 옷이다. 이제 어느 누구도 ‘바지순이’를 손가락질하지 않는다. ‘치마돌이’는 그저 치마를 두를 뿐이다. 그림책 줄거리를 보면, 어느 아빠가 딸을 잃어 슬픈 나머지 딸아이가 입지 못한 옷을 넌지시 입으며 응어리를 달랜다고 한다. 응어리와 멍울과 생채기를 달랠 수 있는 옷이기도 하지만, 그저 몸에 걸치는 천조각인 옷이기도 하다. 아픈 곳을 스스로 씻으려고 쓰거나 읽을 수 있다. 다친 데가 아물도록 쓰거나 읽을 수 있다. 멍들거나 곪은 자리를 치우려고 쓰거나 읽을 수 있다. 무엇보다도 스스로 아름다우면서 함께 빛나려고 쓰고 읽는다. 뜻(주제)과 목소리(주의주장)를 앞세울 적에는 그만 빛(생명)을 잊고 씨앗(미래)을 놓친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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