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6.6.23.
《송곳 1》
최규석 글·그림, 창비, 2015.5.20.
비가 더 오든 안 오든 빨래를 한다. 마당에 너니 가랑비가 뿌린다. 처마밑으로 옮긴다. 해가 나다가 구름이 끼다가 비가 오는 하루가 흐른다. 낮에 저잣마실을 간다. 저잣짐을 내려놓을 잎물집에 깃드는데, 할배할매 셋이 아주 시끄럽다. 하루글을 쓰고 책을 읽다가 안 되겠구나 싶어서 일어선다. 사람이 뜸한 곳으로 옮겨서 앉자니 짐수레가 옆에 서서 라디오를 시끄럽게 튼다. ‘지나가는 바람소리야.’ 하고 읊으면서 노래를 쓰고 책을 읽는다. 이제 16:40 시골버스를 타러 움직인다. 마을앞에 내리니 오직 개구리소리와 물결소리(바람에 논물이 찰랑이는 소리)만 어우러진다. 저물녘에 집으로 돌아가는 새도 노래한다. 《송곳 1》를 되새긴다. ‘하종강’이라는 분이 걸어온 길을 살며시 옮겼다고 할 만한 줄거리이다. 꽤 애써서 그렸다고 느끼면서도 일꽃(노동·노동운동)은 “악에 받친 싸움”이 아닌 “땀으로 짓는 살림”일 텐데, ‘땀’과 ‘살림’이라는 길을 자꾸 스치거나 젖히거나 밀쳐놓는다고 느낀다. ‘일’이 무엇인지 바라본다면, ‘일’을 다루는 붓을 일깨울 만할 텐데. 바람과 바다가 늘 새롭게 흐르면서 빛나는 결을 ‘일다’라 한다. 일은 바람처럼 바다처럼, 아니 바람과 바다와 하나를 이루며 함께 하늘빛으로 나아가는 길이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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