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6.6.22.
《책, 읽는 재미 말고》
조경국 글, 유유, 2025.12.4.
밤새 뒤척이며 등허리를 주물렀다. 새벽에 빗소리를 듣고서 일어난다. 작은아이한테 감자국을 끓이자고 얘기한다. 같이할 마음인데 작은아이가 거의 혼자 맡는다. 이동안 지켜보다가 등허리를 더 쉰다. 비는 그칠 동 말 동하면서 구름이 짙다. 구름더미가 멧자락에 걸린다. 막바지 모내기를 하는 논이 여럿 있고, 논마다 이웃일꾼이 이웃말로 큰소리를 낸다. 남실거리는 베트남말 가락을 듣는다. 빗줄기가 쉬는 틈에 우리 책숲에 다녀온다. 고인 빗물을 치운다. 이곳을 북돋울 길을 한참 그리고서 집으로 돌아간다. 저녁에는 국수를 삶는다. 부엌에서 국수를 먹으며 뱁새노래를 듣는다. 《책, 읽는 재미 말고》를 돌아본다. ‘책’은 읽으려고 여민 종이꾸러미이다. ‘읽다’라 할 적에는 ‘일다 + 익다’라는 밑뜻이면서 ‘잇다 + 있다’를 속으로 품는다. 스스로 일으켜서 스스로 익히기에 ‘읽다’이고, 이러는 동안 어제와 오늘을 이으면서 바로 이곳에 있지. 책은 ‘읽을’ 뿐이다. ‘재미’를 끼워넣으면 엇나간다. ‘재미·재주·자랑·장난’은 모두 한동아리이다. 조금이라도 재미에 기울다가는 ‘읽고 익고 잇고 있는 이야기’를 통째로 잊고 잃는다. 재미난 책을 바라지 말자. 즐겁게 책을 쥐자. 재미로 훑거나 재주로 쓰지 말자. 오직 이야기를 일구면서 서로서로 임(님)으로 서는 길을 이루자.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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