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본 영화
정희진 지음 / 교양인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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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6.6.27.

책으로 삶읽기 1143


《혼자서 본 영화》

 정희진

 교양인

 2018.2.27.



《혼자서 본 영화》(정희진, 교양인, 2018)를 곱씹는다. 우리는 무엇을 보든 ‘혼자’ 바라보면서 ‘함께’ 지켜본다. 와글와글한 보임마당에 찾아갔더라도 ‘혼자’ 바라보면서 줄거리와 이야기를 읽어낸다. 집에서 혼자 보임틀을 켜서 들여다보더라도 우리집을 둘러싼 모든 숨결과 함께 살피면서 누린다.


‘혼자’란 ‘홀·홑’이라는 뜻이요, ‘홀·짝’으로 나타내듯 ‘하나·둘’이자 ‘이곳·저곳’과 ‘나·너’와 ‘하나·함께’와 ‘사람·하늘’과 ‘낱·다(모두)’와 ‘처음·끝’을 비롯한 숱한 삶길을 그린다.


‘외롭다’라는 낱말은 ‘외’로 느낀다는 뜻인데, ‘외’로 있거나 가거나 흐르기에 ‘왼’이다. ‘외’는 ‘하나’이면서 ‘스스로’이고, ‘낱’이면서 ‘나’이다. 하나이면서 스스로이고 낱이자 나인 ‘외’가 눈을 뜨기에, 나하고 나란하지만 다르게 피어나는 ‘너’를 느끼고 알아보면서, 나랑 너는 ‘둘’을 이루면서 ‘우리’로 피어나서 ‘함께’ 빛나는 ‘하늘’로 깨어난다.


먼저 외(왼)인 ‘나’가 눈을 떠야 ‘오른’인 ‘너’를 알아본다. 그래서 우리는 왼오른이라는 두 손과 두 눈과 두 팔과 두 발과 두 다리와 두 귀를 나란히 두면서 맞물려서 움직이는 길을 간다. 누구나 먼저 외로워야(외로 있어야) 스스로 눈뜬다. 외로운(외로 있는) 길을 가지 않으려고 하면 눈을 안 뜰 뿐 아니라 딴청을 하거나 딴짓을 하면서 샛길로 빠진다.


나를 잊으면서 너를 잃을 적에는 ‘샛길(사잇길)’로 빠진다고 여긴다. 나를 읽으면서 너를 이을 적에는 ‘새(사이)’로 연다고 여긴다. 잊기에 잃고, 읽기에 잇는다. 잊고 잃으니 ‘사이’로 ‘새’고야 만다. 사이로 빠져나가는 ‘새다’인데, 나와 너를 나란히 읽고 이을 적에는 사이를 열면서 새롭기에 ‘새’처럼 날개를 펴서 함께 날아오른다.


《혼자서 본 영화》는 여러 보임꽃을 짚으면서 글쓴이 삶길을 더듬는다. “보임꽃 이야기”가 아닌 “보임꽃을 들여다보는 나를 그냥 혼자 되새기는 줄거리”라고 할 수 있다. 누구나 ‘나’를 돌아보려고 말을 하거나 글을 쓸 텐데, ‘나를 둘러싼 푸른별’이 아닌 ‘그냥 외로운 나’라는 틀에 가두려고 하면, 언제나 ‘나부터 못 보’고 ‘나를 둘러싼 너’도 지나치고야 만다. 숱한 보임꽃은 얼핏 ‘나 + 너’를 그리는 줄거리처럼 짜지만, 으레 ‘그저 외로운 나’를 슥슥 스치다가 끝난다. 얼핏설핏 외롭게 혼자 걷는 듯한 삶이라지만, 언제 어디에서라도 모든 사람은 ‘외롭게 혼자’가 아니라 ‘늘 지켜보며 언제나 돌보는 해바람비와 뭇숨결’이 있는 줄 느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눈을 감기에 눈을 못 뜬다. “눈뜬 장님”은 장님을 깎아내리는 옛말이 아니다. “뜬눈인 시늉으로 잔다”는 뜻이다.


ㅍㄹㄴ


외로움과 혼자인 상태는 다르다. 혼자라고 해서 꼭 외로운 것은 아니다. 혼자라고 느낄 때는 외롭지만, 자기만의 세계에서 스스로 충만한 시간은 외롭지 않다. 인간이 외로울 때는 상대방(사회)과 대화가 통하지 않거나 외부를 지향하는 경우이다. 외로움을 잘못 해결하면 인생이 복잡해진다. 9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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