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6.6.26.
숨은책 1159
《茶經》
陸羽 글
김명배 옮김
태평양박물관
1982.11.15.
어릴적부터 찬물을 썩 즐기지는 않았습니다. 찬물을 들이켜면 온몸이 찌릿거리다가 속이 부글부글하더군요. 둘레에서는 여름에 찬물을 마셔야 한다고 여겨요. 어릴적에는 그러려니 따랐습니다. 어느 날 동무가 여름에 “따뜻한 물 어때?” 하고 내밀어요. “엥? 이 여름에? 따뜻한 물?” “마셔 봐. 마셔 보고 얘기해 봐.” 늘 어울려 노는 동무가 들려주는 말이라서 따뜻한 물을 받아서 천천히 마십니다. “아! 입을 댈 때부터 덥잖아!” 하고 첫마디를 뱉지만, 한여름에 마신 따뜻한 물은 속을 가만히 보듬듯 흐르고 퍼진다고 느꼈어요. “어때?” “어떠냐니?” “그래도 찬물을 마시고 싶어?” “어, 찬물보다 훨씬 나은 듯해. 여태 말을 안 했지만, 찬물을 마시면 배앓이를 해.” 따로 잎물을 챙겨서 마시지는 않지만, 모임이나 자리에 가면 으레 뭘 마셔야 합니다. 둘레에서는 찬물(아이스커피)을 즐기기 일쑤인데, 저는 으레 ‘뜨겁게’ 마십니다. 《茶經》 같은 책이 진작에 나온 줄 몰랐습니다만, 잎물을 즐기는 분 사이에서는 오래책인 듯합니다. 널리 팔리지 않더라도 잎물 이야기를 다룬 책은 꾸준히 나와요. 헌책집에서 《茶經》이 보일 적마다 장만해서 둘레에 드리곤 하는데, ‘인수증’이 깃든 책을 문득 만납니다. 인천내기인 저한테 ‘태평양’은 ‘태평양 돌핀스’라는 이름으로 인이 박였습니다만, 이곳에서 책을 꽤 내서 온나라에 베푸는 뜻깊은 일을 한참 했군요.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